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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돈의 부도덕한 결합과 불평등에 시위대 분노”

“하나의 세력으로 결집했다는 것만으로도 시위대는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이뤄 냈다.”
미국 뉴욕시립대 브루클린컬리지 알렉스 비탈리(사회학·사진) 교수는 7일 전화 인터뷰에서 ‘월가 점령 시위’에 후한 점수를 줬다. 이들이 보수진영의 티파티에 필적하는 진보진영의 정치세력으로 결집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잠재력이 충분하다”며 긍정적이었다. 지난해 이화여대 방문교수로 재직했던 그는 『무질서의 도시:삶의 질 향상을 위한 사회운동은 뉴욕 정치 지형을 어떻게 바꿨나』 등을 썼다. 세계 각국 경찰의 시위 진압에 대한 비교연구도 진행해 왔다.

-시위가 한 달씩 계속되는데 예상했나.
“못 했다. 처음엔 이런 시위 자체가 성립할 수 있을까 의문이었다. 시위대가 실제로 월가 근처 주코티공원에 터를 잡고 경찰에 대항해 버티는 걸 보면서 적잖이 놀랐다. 조직 없이 시작했지만 하나의 세력으로 발전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세력화 조짐이 보이면서 더 많은 지지자를 빨아들였고 스스로 탄력이 붙었다. 그리고 그 세력은 나날이 공고해지고 있다.”

-그런 현상의 함의는.
“일부 젊은이의 반문화운동 정도로 시작했던 것이 이제 사회 전반을 휩쓰는 운동이 되고 있다는 게 핵심이다. 처음 월가에 모인 시위대는 소외된 비주류 계층으로서 자신들의 불만을 표출하고, 자신들만의 하위문화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가졌다고 본다. 하지만 그들의 시위는 그 이상을 촉발했다. 문화를 넘어 정치·경제적 권력구도를 개혁하는 움직임으로 가속도가 붙고 있다. 게다가 이제 노동조합 등이 가세했으므로 정치 조직화할 가능성은 더 커졌다. 미국 정치권과 언론은 시위 초기엔 이들을 낮춰 봤지만 이젠 더 이상 그럴 수 없다.”

-시위대의 성격은 어떻게 규정하나.
“끊임없이 성장하는 과정에 있어 딱 잘라 말하긴 어렵다. 그리고 시위대가 원하는 것도 제각각이고, 원하는 바를 성취하는 방법도 하나로 모이진 않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하나로 묶는 끈은 워낙 강하다. 정치 엘리트와 금융권력 간의 부도덕한 결합과 그 결과로 나타나는 불평등에 대한 분노다. 그리고 이는 시위대뿐만이 아니라 대다수 미국인이 함께 공유하고 있는 정서다. 이들은 자본주의에 반기를 든 게 아니다. 자본주의의 구멍을 이용해 권력과 부를 착취하는 행태에 쌓이고 쌓인 분노를 터뜨린 거다. 그리고 이들의 행동은 많은 이에게 희망과 영감을 주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시위대가 하나의 정치 세력으로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충분히 있다고 본다. 결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한다. 명시적으로 오바마 지지를 외쳐서가 아니라 미국 진보진영의 외연을 넓히면서 자연스레 오바마에게 플러스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상당히 아이러니하다. 시위대 스스로 오바마 행정부에도 실망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시위문화와 비교해 보면 어떤가.
“이화여대 방문교수로 있으면서 한국의 촛불시위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다. 시위대의 감정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양상을 보면 월가 점령 시위와 촛불집회는 비슷한 점이 분명 있다. 그러나 이번 월가 시위는 쇠고기 수입 등 일정한 이슈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미국의 전반적 시스템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라는 점에서 더 큰 개념으로 보인다. 이번 월가 시위가 진보진영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얘기다. 시위대가 말하는 것처럼 미국인의 99%가 꾹꾹 참아 왔던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월가 시위대가 개방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도 다양한 계층을 끌어들이는 데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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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