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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지급식 펀드 최근 3개월 -8% … 경기 회복돼도 7% 무리

연 7% 수익률은 현 상황에서 결코 쉬운 목표가 아니다. 경기 하락 신호가 지속되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는 상품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수료와 보수(운용비용), 세금을 모두 합쳐 1년에 원금의 3%가량을 부담해야 한다. 이를 감안하면 실제 투자상품의 수익률이 연 10%는 넘어야 투자자가 연 7%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국투자자보호재단 박병우 사무국장은 “금융회사들이 제시하는 목표수익은 과거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래의 수익률과는 사실 별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박 사무국장은 “브라질만 10%대의 높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데, 브라질에만 투자하는 게 아닌 이상 1년에 투자자에게 수익률 7%를 계속 안겨 준다는 건 전반적인 국채 금리를 살펴봐도 무리한 목표”라고 말했다. 실제 재정위기를 겪는 유럽을 뺀 주요 국가의 국채 수익률을 보면 선진국 중에는 호주가 4%로 가장 높고, 다른 국가는 모두 3%대나 그 아래다.

은퇴를 앞둔 직장인 한모(55)씨는 올해 초 해외 채권에 투자하는 월지급식 펀드에 가입했다. 월지급식 펀드는 일정 금액을 투자하면 원금을 바탕으로 낸 수익을 다달이 돌려준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펀드다. 상품을 권유한 증권사 직원은 “채권은 안전자산이다. 한 달에 원금의 0.6%씩 연 7.2%를 돌려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씨는 은퇴 후 생활자금에 보탤 생각에 1억원을 한꺼번에 넣었다. 실제 9월까지 매달 60만원씩 총 540만원이 통장에 들어왔다.

문제는 그대로 있을 줄 알았던 원금 1억원이 9000만원으로 1000만원 줄었다는 점이다. 증권사 직원은 “펀드가 3% 이상 손실이 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씨는 쉽게 납득 가지 않았다. 그는 “원래 취지대로 수익을 받은 게 아니라 내 돈을 빼서 쓴 꼴이 됐다. 더구나 마이너스 손실이 날 줄은 생각도 못 했다”고 말했다.

월지급식 펀드 일본에서도 사회 문제화
월지급식 펀드는 일본에서 먼저 선풍적 인기를 모았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의 베이비부머인 ‘단카이세대’가 은퇴한 2000년대 중반부터 ‘월급 주는 펀드’로 뜨기 시작한 것이다.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으로 일본 월지급식 펀드의 누적자산은 34조5954억 엔으로 전체 공모형 펀드의 52%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올해부터 급성장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는 지난해 말 12개였던 월지급식 펀드가 10월까지 29개까지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펀드에 들어온 돈의 총합계인 설정액은 지난해 말 1678억원에서 10월 7828억원으로 네 배 이상 늘어났다.

월지급식 펀드는 주로 채권형이나 채권혼합형이다. 운용자산을 모두 채권에 넣거나 채권 70% 이상과 주식 30% 이하로 투자하기 때문에 주식형 펀드보다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최근처럼 금융시장이 출렁일 때는 원금 손실을 피할 수 없다. 실제 국내에서 판매 중인 월지급식 펀드(주식형 제외)는 올해 들어 평균 -5.34%, 최근 3개월 -8.02%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박용식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월지급식 펀드의 원래 개념은 수익을 내 이자처럼 돌려주는 것이지만 수익률이 하락하면 어쩔 수 없이 원금을 깨서 줘야 한다”고 말했다.

월지급식 펀드는 적립식 펀드와 반대 개념이다. 적립식 펀드는 매달 꾸준히 돈을 넣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수익률이 나빠도 향후 금융시장이 회복되면 원금을 찾을 확률이 높다. 반면 월지급식 펀드는 거취식으로 한 번에 목돈을 넣어 놓고 조금씩 찾는 구조다. 따라서 한 번 원금이 줄어들면 나중에 수익률이 좋아져도 잃었던 돈을 되찾기 쉽지 않다. 박 연구원은 “일본의 경우에도 중장년층이 원금이 보전되는 줄 알고 투자했다가 낭패를 봐 사회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원금이 깨지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안전자산인 채권에 투자하는데 왜 마이너스 수익률이 날까. 전문가들은 채권 값 하락과 환차손이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기본적으로 채권은 만기까지 보유하면 원금을 보장받을 수 있다. 그러나 수십~수백 개 채권에 투자하는 채권형 펀드는 수익률 관리와 환매 시 자금 지급을 위해 만기까지 보유하지 않고 중도환매하는 경우가 많다. 올해 월지급식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얼라이언스번스틴자산운용의 박경림 전무는 “채권 값의 하락폭이 금리 인상폭보다 크면 중도환매 할 때 손실을 보게 된다. 특히 신흥국 국채나 투자 부적격(BB+ 이하)의 회사채는 선진국 국채보다 금리는 높지만 경기하락기에는 채권 값이 훨씬 더 큰 폭으로 떨어진다”고 말했다.

해외 채권은 상대방 국가의 통화가치가 원화에 비해 떨어지면 환차손을 보게 된다. 김태훈 삼성증권 펀드담당 연구원은 “최근 달러 강세 영향으로 상당수 신흥국의 통화는 원화보다 더 많이 평가절하됐다. 신흥국 채권 비중이 높은 펀드는 환차손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과 일부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절대수익추구형 펀드는 월지급식 펀드보다는 수익률이 좋다. 올해 들어 평균 1.32%, 최근 3개월간 -0.51%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렇지만 연 7%대의 목표수익에는 턱없이 부족한 성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절대수익 펀드는 경기하락기에는 목표수익 달성을 위해 이전보다 훨씬 공격적인 전략을 쓴다. 고위험·고수익 파생상품 투자비율을 높이는 것이다. 따라서 펀드매니저가 판단을 잘못하면 그만큼 수익률도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월지급식’ ‘절대수익’에 현혹 말아야
월지급식 펀드나 절대수익 펀드는 명칭에서 오는 혼란에 투자자가 현혹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박병우 사무국장은 “월지급식이라면 투자자들이 마치 누가 용돈 주는 것처럼 착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절대수익 펀드에 대해 김태훈 연구원은 “절대수익이라는 개념은 시장 대비 하락률을 최소화하고, 올라갈 때는 따라가겠다는 의미다. 손실이 안 나고 절대적으로 수익이 난다는 뜻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브라질 국채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안정성 논쟁이 거세지고 있는 투자상품이다. 증권사에 돈을 맡기는 신탁 형태의 월지급 상품으로 국내에서 투자 붐이 일었다. 10월까지 미래에셋·삼성·동양 등 3개 증권사에서만 1조2000억원어치가 팔렸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브라질 국채는 보통 10년 만기에 12%의 금리에 거래되고 있다. 투자자에게는 10년 보유하는 동안 연 10%의 고정이자(쿠폰)가 제공된다. 투자자는 세금과 보수(운용비용)를 제외하고 9%가량의 이자를 받는다. 1억원을 투자했다면 1년에 900만원의 이자를 한 달에 75만원으로 나눠 받게 된다. 고정이자는 1년에 1월 초와 7월 초 두 번에 나눠 지급된다.

브라질 국채에 부정적인 쪽은 우선 현재의 고금리가 계속 유지되기 힘들다고 주장한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브라질에는 현재 돈이 너무 많이 쏠리고 있다. 돈이 넘치면 이자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신규 매입할 생각이 있는 투자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차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반기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7월 초 헤알당 683.05원에서 시작해 지난달 한때 615.77원으로 10%가량 떨어졌기 때문이다. 7일 현재 662.74원으로 3.1% 떨어진 상태다. 내년 초 고정이자 지급시기에도 하반기 환율이 유지된다면 현재 받는 돈에서 3~10%를 제외한 이자를 받을 확률을 배제할수 없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증권 이관진 고객자산기획팀장은 “헤알화는 원래 원화와 비슷하게 움직인다. 지난달에 일시적으로 하락폭이 컸지만 현재는 거의 다 만회한 상태다. 설령 약간의 환차손이 나더라도 현재 이자율이 워낙 높기 때문에 월 지급액이 크게 줄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병우 사무국장은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줄이려면 경기나 환율이 급변동할 수 있는 신흥국 국채에 몰리기보다는 한국 국채나 미국 등의 안정적인 국채를 섞은 펀드에 투자하는 게 좋다. 7%보다 낮은 목표를 세우고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게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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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