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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 곤충 개체 수 수십 해, 종류는 최대 3000만 종 추정

“곤충의 세계는 무한하다. 작기 때문에 오해받고 있다. 올바르게 판단하려면 그들의 일을, 사회를 응시하고 이해하라. 그렇게 저열한 기관으로 그렇듯 위대한 사업을 완성하는 그들을. 곤충에겐 언어가 없다. 소리로 떠들지 않고 표정으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무엇으로 자신을 설명하는가? 그들은 그들의 힘으로 말한다.” 쥘 미슐레는 자신의 책 곤충에서 곤충의 위력을 이렇게 표현했다.

곤충의 세계는 알수록 놀랍다. 스미스소니언 자료에 따르면 포유류는 5000여 종, 조류가 약 2만 종인데 현재 90만 종의 곤충 이름이 알려졌다. 지구에 있는 종(種)의 80% 이상이다. 과학자들은 과학적으로 이름을 붙이지 않은 곤충들이 적어도 약 200만 종은 더 될 것으로 추산한다. 라틴아메리카 우림 지역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스미스소니언박물관의 곤충학자 테리 어윈은 약 3000만 종의 곤충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보고된 곤충은 약 9만1000종이다. 종류별로는 풍뎅이 2만3700종, 파리 1만9600여 종, 개미나 벌 등 1만7500여 종, 나방과 나비 1만1500여 종이다. 그 외에 보고되지 않은(이름 없는) 종이 약 7만3000종이다. 전체의 4분의 1은 풍뎅이인데, 전체 식물의 수보다 많은 숫자다.

지구 곤충의 개체 수는? 약 수십 해(垓)다. 10해는 1조의 1억 배다. 너무 커서 감이 안 잡힌다. 단위 면적당 마리 수를 알아보는 게 더 낫다. 몇 가지 재미있는 실험이 있다. 북부 캐럴라인에서 5인치 깊이, 1에이커(약 1224평)의 면적에 사는 동물을 조사했더니 1억2400만 마리로 나왔다. 그중 진드기가 9000만, 톡토기가 2800만, 다른 곤충이 450만 마리였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선 에이커당 동물 4억2500만 마리가 나왔고 그중 진드기 2억900만, 톡토기 1억1900만, 다른 절지류가 1100만 마리였다. 방아벌레의 애벌레만 조사했더니 에이커당 300만~2500만 마리였다. 사람 1인당 2억 마리꼴이다.

곤충은 절지동물이다. 다리 관절에 딱딱한 피부인 외골격을 갖고 있다. 머리·가슴·배의 구조에 날개는 두 쌍, 4개가 기본이다. 파리처럼 뒷날개가 퇴화돼 한 쌍만 남은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다. 다리는 6개, 한 쌍의 안테나가 있다. 눈은 2개의 겹눈과 3개의 홑눈이 기본이다. 겹눈을 이루는 눈마다 각각 각막과 수정체가 있어 눈마다 사물의 모습이 보인다. 그래서 겹눈 생물은 사물을 모자이크처럼 보게 된다. 겹눈은 홑눈에 비해 시력이 떨어지지만 수많은 눈이 물체를 동시에 인식해 아주 작은 움직임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다.

벌과 개미는 사회성이 강하다. 이런 곤충들은 한집에 엄청나게 몰려 산다. 자메이카의 개미집 하나에서는 63만 마리, 남미의 흰개미 집에선 300만 마리가 보고된 것도 있다. 곤충들은 생식 능력이 뛰어나다. 동부 아프리카의 여왕 흰개미는 2초에 하나씩 알을 낳는데, 하루에 약 4만3000개를 낳는다. 집파리 한 마리는 약 1000개를 낳는다. 이 중 암컷이 반이다. 한 쌍이 낳는 알이 모두 부화돼 살아남는다면 5개월 만에 190해(垓) 마리가 된다. 물론 그런 일이 실제 일어나지는 않는다. 천적이 있어 한 종류만 많아지는 일은 없다. 그것이 자연이 가진 생태계의 오묘함이다.

곤충에겐 특별한 능력이 있다. 많은 곤충은 자기 체액을 글리세롤로 바꿔 부동액처럼 얼지 않게 해 추위에 살아남는다. 개미는 자기 몸무게의 50배를 들고, 꿀벌은 300배를 끌어당긴다. 벼룩은 자기 키의 200배쯤인 30㎝를 점프한다. 집파리는 다리로 설탕을 찾아내는데, 사람의 혀보다 1000만 배 더 예민하다. 실크 나방의 수컷은 1㎤의 공기 안에 있는 25해(垓) 개의 분자 중 수백 개 정도 있는 암컷의 화학분자를 냄새로 알아낸다. 곤충은 부지런하다. 1파운드(0.45㎏)의 꿀을 만들기 위해 벌은 1000만 번의 여행을 한다. 곤충들의 3분의 1은 육식성이고, 대부분은 썩은 고기나 배설물보다 먹이를 사냥해 먹는다.

1915년 10월 11일은 프랑스의 곤충학자 파브르(1879~1915·사진)가 사망한 날이다. 그는 60여 년 동안 끈질긴 관찰과 실험을 통해 곤충의 본능과 습성을 연구했다. 56세 때 곤충기를 쓰기 시작해 대략 3년에 한 권씩 84세 때 10권을 완성했다. 그럼에도 처음처럼 놀라움과 감격으로 일관돼 있다. “왕노래기벌이 먹이를 사냥할 때 일격에 상대의 중추를 찔러 산 채로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것을 알았다. 죽여서는 안 된다. 먹이가 썩기 때문이다. 날뛰어서도 안 된다. 유충이 깔려 죽는다. 이 두 가지 요구를 절묘하게 충족시키는 곤충의 본능이 얼마나 정교한가”라고 썼다. 그래서 그는 다윈의 진화론을 안 믿었다. 곤충기는 재미있다. 읽다 보면 “철학자처럼 생각하고, 예술가처럼 보며, 시인처럼 표현했다”는 평가가 딱 어울린다. 과학과 기술에도 느낌과 감동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스티브 잡스가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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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