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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런, 빨리 떠나 미안” … 잡스, 마지막엔 가족이 전부




지난 5일(현지시간) 숨진 스티브 잡스가 지난달 27일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 밸리 팰로앨토에 있는 자택에서 간호사의 도움을 받으며 차량에서 내려 휠체어로 옮겨 타고 있다(왼쪽 사진). 잡스를 추모하는 물결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큰 사진은 6일 스티브 잡스의 집 앞에 그를 추모하는 꽃다발과 사과 등이 놓여있는 모습. [영국 데일리메일 홈페이지], [팰로앨토 AP=뉴시스]



‘세기의 천재’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티브 잡스는 생의 마지막 시간을 가족과 함께 보냈다. 잡스의 사망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작별인사를 하자거나 공로상을 수여하겠다는 등 여러 제안이 들어왔지만 그는 모두 거절했다. 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 버림받았던 잡스는 한평생 일벌레로 살면서 자녀와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사실에 괴로워했다. 잡스는 부인 로런 파월과의 사이에 1남2녀를 뒀 다.

 사생활을 베일에 감췄던 잡스는 2년 전 전기를 출간하는 데 동의했다. 이는 자신의 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25일 전 세계에서 동시 발간될 전기 『스티브 잡스』의 저자 월터 아이잭슨은 6일 “잡스는 아이들이 아버지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책을 통해서나마 알게 해주고 싶어했다”고 밝혔다.

잡스는 책에서 모든 것을 털어놓기로 결심한 동기에 대해 “일 때문에 아이들과 항상 함께하지 못했다. 아빠가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아빠가 무슨 일을 했는지 아이들이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고백했다.

시사주간지 타임의 편집장 출신이자 퓰리처상 수상자인 아이잭슨은 그를 40여 차례 인터뷰했으며, 집필을 마친 이후에도 팰로앨토에 있는 그의 집을 방문하며 친분을 쌓아왔다. 아이잭슨에 따르면 잡스는 타계하기 몇 주 전부터 2층 계단을 오르기도 힘들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다. 자택 1층에 침실을 마련해놓고 하루 종일 그곳에서 지냈다. 아이잭슨은 “당시 잡스는 방에서 통증을 느끼는 듯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며 “그런데도 정신은 여전히 또렷했고 유머를 잊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잡스의 여동생인 모나 심슨은 “마지막 몇 주간 오빠는 애플과 네 자녀, 그리고 아내에 대한 생각뿐이었다”며 “너무 빨리 떠나게 돼 미안하다는 말을 건네기도 했다”고 전했다.

투병생활에 대한 정보가 일절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잡스의 마지막 모습이 주변 사람들에 의해 전해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가 마지막 몇 주를 보내는 동안 주변에서는 그의 사망에 대비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었다. 블룸버그통신은 6일 애플사가 팰로앨토 경찰당국과 잡스의 사망에 대비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경찰 대변인은 잡스가 숨지기 며칠 전 애플 보안팀이 경찰과 접촉해 “이번 주 안에 (잡스 사망이) 일어날 수 있을 것 같다”며 유사시 인파가 몰릴 것에 대한 대비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잡스의 자택이 별다른 차단 시설 없이 도로에 인접해 있어 많은 추모객이 몰릴 것을 우려, 경계 태세를 갖췄다.

 한편 잡스의 저택과 전 세계 애플 매장에는 연일 추모객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점가에선 잡스 관련 책들이 평소보다 5배 이상 판매됐고, 생전 그가 즐겨 입었던 검은색 터틀넥 셔츠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즐겨 입었던 셔츠 브랜드인 ‘세인트 크로익스’는 잡스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부터 주문이 쇄도해 하루 만에 판매량이 평일의 100%로 뛰어올랐다. 그가 입었던 스웨터는 175달러(약 20만원)짜리다. 그가 좋아했던 리바이스 청바지와 뉴밸런스 운동화 역시 사망 뒤 판매가 늘어났다.

 잡스의 연극도 무대에 오른다. 뉴욕의 ‘더 퍼블릭 시어터’는 잡스의 생애를 그린 1인극 ‘스티브 잡스의 비통과 환희’를 17일부터 공연한다고 밝혔다. 애플 창업과 제품 개발 과정의 에피소드 등을 담고 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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