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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안 가도 … 일 빼먹어도 … 출근부 조작, 근로장학금 줘





서울 K대학에 다니는 이모씨는 2009년 6월 말부터 8월까지 두 달 이상 해외에 체류했다. 그런데도 이씨는 이 기간 장학금 295만원을 받았다. 장학금 가운데 236만원은 한국장학재단에서 나온 국가근로장학금이다. 이씨가 실제로 교내 아르바이트 일을 하고 있는 것처럼 대학이 출근부를 조작해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대학 측도 “학생이 장학금을 받게 하려고 출근부를 고쳤다”고 말했다.

 국가보훈처는 최근 지방 H대 4학년 김모(23)씨에게 지급된 보훈장학금 1030만원을 되돌려 받았다. 김씨가 수업에 거의 나가지 않은 채 꼬박꼬박 국가유공자 자녀에게 지급되는 장학금을 받아온 것이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정부가 생활 형편이 어렵거나 국가유공자 등에게 주는 국가 장학금이 줄줄 새고 있다. 한국장학재단이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박영아(한나라당) 의원에게 7일 제출한 국가근로장학금 운영 실태 결과에 따르면, 전국 대학 151곳의 장학금 수혜 학생 1272명(1306건 지급) 가운데 불과 15%(197건)만 실제로 일을 하고 장학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 학생들은 대학이 학생의 출근 서류를 조작해주거나, 다른 사람이 대신 일을 하고 장학금을 탄 것이다.

 장학재단은 잘못 나간 장학금 중 일을 전혀 하지 않은 699건에 대한 국비 지원금 1억3700여만원을 회수했다. 국가근로장학금은 소득 7분위 이하의 생활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들에게 대학이 일자리를 주고, 급여는 한국장학재단(75%)과 대학(25%)이 함께 지급하는 제도다. 장학재단이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세금이 엉뚱한 곳으로 흘러간 셈이다.

 국가근로장학금이 잘못 지급된 사례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자료는 2009년 3월부터 2010년 5월까지 지급된 근로장학금 중 감사원이 부정수급이 의심된다고 지적한 대상에 대해서만 재단이 조사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장학재단 안대찬 홍보팀장은 “근로장학생 관리를 제대로 못한 대학에는 장학금 지원 규모를 줄였다”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대학 실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가보훈처가 국가유공자 자녀에게 주는 보훈장학금도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46개대 보훈장학생 299명이 지난해 장학금 11억원을 받았으나 보훈처 조사 결과 부정수급자로 드러나 11억원 전액이 국고로 환수됐다. 보훈장학금 실태도 보훈처가 국가유공자 장학금 대상 학생 2만2500여 명 중 7825명(34.5%)만 조사한 것이어서 실제로 국가 장학금이 새는 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보훈처 관계자는 “장학금 환수 조치가 이뤄진 부정수급자 299명 중 122명은 서류상 정상적으로 학교에 다닌 것으로 돼 있다”며 “학교가 장학금 부정 수급 과정에서 공모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전문대 관계자는 “국가 장학금이 학생을 통해 결국 학교 재정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학생 부족 현상에 시달리는 대학들은 수업에 빠지지 않고 잘 다니는 것처럼 장부를 조작한다”고 말했다.

박수련 기자

국가장학금 어떻게 새나갔나

●K대, 해외 어학연수 중인 이모씨의 출근부 조작해 국가근로장학금 지급

●A대, 근로장학금 받는 학생 대신 다른 학생에게 일 시키고 장학금 지급

●H대, 국가유공자 자녀 김모씨의 출석부 조작해 결석한 김씨에게 보훈장학금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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