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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볶음머리도 국어사전 실린다




565돌 한글날(10월 9일)을 앞두고 7일 오후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 위치한 세종대왕 동상 앞을 지나가고 있다. [최승식 기자]



대포폰·악플·길치·꽃미남···.

 현재 표준어가 아닌 이 낱말들을 한글사전에서 볼 수 있게 된다. 남과 북의 국어학자들이 공동 집필 중인 ‘겨레말 큰사전’ 편찬위원장인 고려대 국문과 홍종선 교수는 훈민정음 반포 565주년(9일)을 앞둔 7일 2013년 발간 예정인 이 사전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사전엔 남쪽뿐 아니라 북한에서만 쓰이는 신조어도 실린다. 세탁소를 뜻하는 ‘빨래집’을 비롯해 볶음머리(파마머리), 사틋하다(깨끗하고 말쑥하다) 등이 그 예다. 한국의 ‘표준국어대사전’ 격인 북한의 ‘조선말대사전’에도 오르지 않은 단어들이다. 편찬위는 겨레말 큰사전에 실릴 30만 단어 가운데 10만 개를 현재 남북 표준사전에 등록되지 않은 것으로 채울 계획이다. 또 중국 동포 사이에 쓰이는 ‘양뀀’(양꼬치), 카자흐스탄 동포들이 쓰는 ‘설사롭다’(가난하다) 등 해외에서 쓰이는 낱말도 실린다.

 



이 사전은 단어마다 문학 작품에 쓰인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 게 특징이다. 예를 들어 ‘결박(結縛)’을 이 사전에서 찾으면, ‘어떤 것에 얽매여 정신·육체적으로 자유롭지 못하게 되는 것’이라는 뜻 풀이가 나온다. 이와 함께 소설가 이기영이 1920년대에 쓴 『민촌』의 글귀 ‘그들도 자네 말마따나 양반을 결박으로 알았던지 지금은 상놈 행세를 하며’도 볼 수 있다. 홍 교수는 “단어가 실제 쓰이는 맥락을 알기 쉽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편찬위 소속 남북 학자들은 사회 이념이나 체제와 관련된 말은 가급적 사전에 싣지 않기로 합의했다. 따라서 ‘어버이수령’ ‘인민예술가’ ‘멸공’ ‘반공’ ‘적화통일’ 등의 낱말은 이 사전에서 찾을 수 없다. 풀이말에서도 정치적인 가치를 담지 않기로 했다. 북한의 조선말대사전은 고등법원을 ‘낡은 사회에서, 재판기관 체계에서 최고의 위치에 있는 재판소’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겨레말 큰사전엔 ‘지방법원 위이고 대법원 아래인 법원을 남에서 이르는 말’로 바뀌어 실린다.

 사전 편찬위는 지금까지 20차례의 남북 공동회의를 가졌다. 현재 완성도는 60%다.

글=최선욱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겨레말 큰사전 편찬위원회=남과 북의 언어학자들이 “남북 통일을 하려면 우리말부터 통일해야 한다”는 데 공감해 2005년 2월 결성했다. 2007년 관련법 시행으로 정부에서 재정 지원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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