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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베테랑 외교관의 진단 ‘북한은 안 무너진다’





북한은 현실이다
이수혁 지음
21세기북스, 371쪽
1만6000원


대한민국의 생존 조건, 가능성과 한계를 꿰고 있는 베테랑 외교관이 이론의 세계에 도전한 문제작이다. 북한 문제와 통일의 거대 담론을 현실주의 잣대로 빚어냈다. 6자회담 초대 수석대표·주독일 대사·국정원 1차장(해외 담당)을 지낸 저자의 현장 경험이 깔려 있다. 문·사·철(文史哲), 자연과학 분야를 한반도 상황에 접목시킨 지적 탐구·사치가 놀랍다.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실천(정책)의 세계에서 이론의 영역으로 발을 들여놓는 이는 드물다.

 책의 가설은 도발적이다. ①북한은 붕괴하지 않는다. ②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 ③중국은 북한을 버리지 않는다. 북한 문제의 3대 쟁점에 대한 3개의 노(No)다. 필자는 이 가설이 실현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생각에서 썼다지만 현실적이지 않을까 싶다. 현 상황은 그렇게 돌아가는 듯하다. 최대 화두인 북한 붕괴론을 보자. 병투성이의 김정일이 사망하면 북한 체제도 무너질 것인가. 필자는 획기적 대북·외교 정책이 없으면 북한 체제는 변하지 않으며, 남한 흡수 확률도 그리 높지 않다고 진단한다. 북한 주민의 분노와 저항이 불태워질 여건 조성이 어려운 사회라는 판단이다. ‘자유로부터의 도피’는 북한 정권이 주민들에게 퍼뜨린 전염병이라는 것이다.

 저자의 3대 정책 대안(실천사항)은 첫 번째를 빼곤 역설적으로 보인다. ①한·미 동맹 유지 ②한·중 관계 강화 ③남북 교류·발전이다. “미국이냐, 중국이냐” “미국이냐, 북한이냐”의 양분법에 익숙해진 우리 풍토에선 낯선 감도 드는 제언이다. 한반도 문제에서 미·중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결정적이고, 북·중 관계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주도적 입지를 위해선 한·중 관계 복원과 남북관계 개선도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일대 전환기의 북한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필자의 표현대로 벼랑 끝의 북한과 로프로 묶여있는 운명이다. 북한은 우리의 뉴프런티어이기도 하다. 이 비전의 실현은 정치와 지도자의 몫이다. 독일 통일이 그랬다. 저자는 지도자들에게 직관과 상식이 아닌 조직의 지혜를, 기적적 정책이 아닌 진화적 정책을 주문한다.

오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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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