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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 김연아’ 김자인 “이름 속에 자일·인수봉 있어요”




김자인이 7일 서울 번동에 위치한 노스페이스아웃도어문화센터 내 실내암벽등반장 다이노월에서 암벽에 매달려 환하게 웃고 있다. [강정현 기자]

“산악 김연아요? 나이는 제가 더 많지만 배우고 싶은 것이 많아요.”

 스포츠클라이밍(암벽등반) 리드(난이도가 높은 암벽을 주어진 시간 안에 누가 더 높이 올라가는지 겨루는 경기) 부문 여자부 연간 세계랭킹 1위. 지난 2일(한국시간) 끝난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벨기에 월드컵 여자부 리드 부문 금메달.

 김자인(23·노스페이스 클라이밍)에게 암벽등반은 운명이었다. 그 이름도 산에서 나왔다. 산을 오를 때 이용하는 자일의 ‘자’와 인수봉의 ‘인’을 합쳐 ‘자인’이 평생 듣는 이름이 됐다. 그를 낳아준 부모님도 산에서 만나 사랑을 하고 결혼했다. 아버지 김학은씨는 고양시 산악연맹 부회장을 지냈고, 어머니 이승형씨는 클라이밍 1급 공인 심판이다. 오빠 김자하(27)와 자비(24)도 모두 클라이밍 선수. 특히 자하씨는 김자인의 코치로도 활동 중이다.

 김자인의 키는 153cm. 암벽등반에 불리한 왜소한 체구다. 키가 크고 팔이 긴 선수들이 쉽게 짚을 수 있는 돌을, 김자인은 폴짝 뛰어 짚어야 한다. 하지만 김자인은 불리한 체구를 타고난 순발력과 엄청난 훈련량으로 극복했다. 그는 최근 1년간 월드컵 우승 6회, 준우승 1회, 세계선수권 준우승 1회를 기록해 연간 세계랭킹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생소한 암벽등반에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다 보니 그를 ‘피겨 여왕’ 김연아(22·고려대)와 비교하는 사람도 많다. 쌍꺼풀 없이 긴 눈과 갸름한 얼굴형 등 얼굴도 김연아와 비슷하다. 김자인의 아버지는 “운동 잘하는 독종들이 저렇게 생긴 모양”이라며 웃는다.

 김자인의 소속사인 올댓스포츠를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씨가 운영하는 까닭에, 김자인은 김연아와도 친분이 있다. 고려대 체육학과 선후배 사이인 그들은 대회에 출전할 때면 서로 격려를 주고받는다.

김자인이 벨기에 월드컵에 출전할 때 김연아는 자신의 트위터에 “안녕하세요! 선배님. 월드컵 우승 축하드려요. 곧 열릴 세계선수권도 화이팅, 한국 돌아오면 뵈요!”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김자인은 “김연아가 사람들의 관심과 부담감을 잘 이겨내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며 “많은 것들을 배우고 싶은 후배”라고 했다.

 김자인이 다음 출전하는 대회는 21~22일 열리는 요르단 월드컵이다. 본래 8~9일 열리는 미국 월드컵에 출전하려 했지만 산악연맹과의 갈등 때문에 나갈 수 없게 됐다. 연맹에서 같은 기간 열리는 전국체육대회에 나가야 하니 월드컵에 나가지 말라며 대회 출전 추천서를 써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항의의 뜻으로 전국체전에도 나가지 않았다.

 김자인은 “연간 세계랭킹은 1위지만 시즌 랭킹이 2위인 나로서는 월드컵에서 포인트를 쌓아야 하는데 그럴 수 없게 돼 아쉽다”며 “그러나 현재 시범종목인 전국체전 암벽등반에 국민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온누리 jTBC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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