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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망경산을 교육적으로 바라본다면 …







박주한
온양초등학교 교장




망경산은 아산시 송악면과 천안시 광덕면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해발 600.9m의 부드럽고 유연한 산세를 자랑한다. 우리나라에는 망경산, 망경대라는 이름이 많은데 이들 산의 특색은 멀리까지 잘 보이는 전망 좋은 곳이라는 점이다. 이는 왕조시대에 국상이 나면 백립을 쓰고 서울 쪽을 향해 망매, 망곡하던 곳이며, 정상에 올라가면 한양(서울)에 있는 산들이 보인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러한 망경산을 교육적으로 돌아보면 좋은 수업에서 추구하는 명확한 목표가 설정된 눈높이 교육과 기다릴 줄 아는 교육 철학을 가지고 있다. 산 이름이 암시하고 있는 바와 같이 정상에 오르면 서울에 있는 산을 볼 수 있다는 목표가 명확하다. 수업에서의 목표는 활쏘기에서의 과녁과 같다. 자신이 직접 경험해 봤거나 활쏘기대회에서 선수가 과녁의 정중앙에 명중시켰을 때 우리는 뿌듯한 성취감을 맛보게 된다.



그러나 과녁 없이 활을 쏜다면 어떻게 될까? 어느 곳에 활을 쏴야 할지도 모를 뿐만 아니라 쏘고 난 뒤의 성취감도 느낄 수 없다. 목표가 명확하지 않은 수업도 마찬가지다. 그런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허공에 대고 아무런 목적 없이 활을 쏘는 것과 같다. 명확한 목표는 실행하고자 하는 동기로서의 작용도 한다. 그것을 이뤘을 때의 성취감을 선물해 주기도 한다. Mcclelland도 성취동기 육성의 원리에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목표를 제시하지 않으면 동인이 없어지게 되므로 좋은 수업을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좋은 수업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대응을 요구하는 일련의 동인 자극을 제공해야 한다. 망경산 정상에 오르는 길은 쉽지 않으나 그렇다고 버겁지도 않은 자극을 요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업에서 목표 달성 후 받게 되는 보상체제가 예고되는 것처럼 망경산 정상에 오르게 되면 멀리까지 내다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을 보상해 준다. 명확한 목표가 주어져 있고, 과제의 난이도가 알맞게 균형을 이루고 있는 수업이라면 그 어떤 수업보다 좋은 수업이라 할 수 있다.









일러스트=박소정



망경산은 서울이라는 목표를 바라볼 수 있도록 눈높이를 맞춰준다. 눈높이를 학생들에게 맞추면 학습에 능동적으로 참여한 정도가 달라진다. 아이들은 작은 경험들을 통해 배우게 되는데 점차 학년이 올라가면서 규칙을 익히고, 직접 경험하기보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귀로 들어 배우기 시작하면서 활동에 참여하는 기회가 점점 줄어들게 된다. 선생님들은 많은 경험을 가지고 수업을 진행하는데 비해 적은 경험을 가진 학생들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 인정하고, 칭찬하고, 격려해 줘야 한다. 공자는 “들은 것은 잊어버리고, 본 것은 기억만 되나, 직접 해 본 것은 이해된다”고 했다. 학생들로 하여금 듣게만 하거나 기억하게만 하지 말고 그들이 적용하고, 실행하고, 이해하도록 눈높이를 맞춰줘야 한다. 학생들의 열정과 참여를 이용해서 그들 스스로 학습 활동에 빠져들게 함으로써 오락 프로그램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학습에서도 얻을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또한 눈높이를 맞추는 일은 시대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일이다. 21세기를 지식과 정보의 홍수시대라고 볼 때 개성과 창의력, 모험과 도전정신을 키워주는 융합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과거의 눈높이로는 미래를 전망하거나 대처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망원경을 거꾸로 들고 과거를 보는 우를 범해서도 안된다. 미래를 살아갈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수업이 이뤄져야 한다.



망경산은 기다릴 줄 안다. 더디 오르는 초록을 재촉하지 않으면서 서둘러 내려가는 단풍을 나무라지도 않는다. 다양한 변화를 수용하면서 봄을 기다리고 겨울을 이겨낸다. 기다림은 참는 것이기도 하다. 수업에서 기다리기란 선생님이 질문을 한 후 학생들이 충분히 사고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는 것을 말한다. 보통의 선생님들은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질문을 한 후 수 초를 참지 못하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거나 다른 학생을 호명해 답하게 한다.



이 경우 대답을 하지 못한 학생에겐 학습 실패에 대한 좌절감을 주게 되고, 많은 학생들은 충분히 생각할 여유를 가지지 못하게 되므로 저차원적인 사고 유형에 길들여지게 된다. 질문은 학생의 사고를 자극하고, 학생간의 관계 형성을 도와주며, 소극적인 학생들을 학습에 참여시킨다. 산만해진 학생들의 주의를 집중시키고, 학생들의 자기평가를 강화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박태호 교수는 선생님의 기다리기 시간이 길어질수록 학생 대답의 길이가 늘어나고, 과제 활동에 필요한 사고 활동을 충분히 하는 학생들의 수가 증가하며, 학습부진학생들의 학습 참여도가 높아진다고 주장한다. 망경산의 기다릴 줄 아는 여유가 많은 교실에서 달맞이꽃처럼 피어나길 빌며.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망경산에 올라 좋은 수업에 대한 가르침을 돌아 볼 일이다.



박주한 온양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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