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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Special Knowledge <363> 새로 태어난 철도시설





레일바이크·펜션열차·산책로 … 녹슨 기찻길이 관광효자 됐지요



이상화 기자



프랑스 파리의 센강 왼쪽에 자리잡은 오르세 미술관은 폐(廢) 철도 시설을 새로운 문화시설로 탈바꿈시켜 성공한 대표적인 명소입니다. 지금은 미술관뿐만 아니라 공연과 교육, 토론 등 다기능 문화공간으로 애용되지만 원래는 철도 역사(驛舍)였습니다. 국내에서도 을씨년스러웠던 역사들이 문화공간으로 속속 변신하고 있습니다. 열차펜션, 레일바이크, 자전거도로, 철도박물관 등으로 다시 태어난 전국의 폐 철도 시설을 살펴봅니다.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가족과 함께 찾아 추억을 쌓는 것은 어떨까요.



이상화 기자



열차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굽었던 철길을 곧게 펴고 새로운 고속도로가 뚫리면서 사용하지 않게 된 폐 철도 시설들이 늘고 있다. 전남 곡성~압록역 간 13㎞의 철길은 10여 년 전 전라선이 새로 개통되면서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또 석탄을 실어나르던 정선선이나 문경선 역시 일부 구간을 빼고는 2000년대 초반부터 수명을 다한 채 더 이상 열차가 운행되지 않는다. 열차가 끊기고 승객이 찾지 않는 이런 철길이나 역들은 그동안 버려진 채 방치되기 일쑤였다. 하지만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철도 폐시설들을 레저·문화시설로 복구하고 있다. 철도 주변 부지는 그동안 개발이 제한돼 수려한 풍경이 그대로 보존돼 있어 문화공간이나 관광지로 조성하기 좋기 때문이다.









1 강원도 정선의 레일바이크는 구절리~아우라지역 구간(7.2㎞)의 완만한 내리막에 설치돼 어린이나 노인이 타기에도 어렵지 않다. 2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근린공원은 도시계획 변경으로 건설이 중단된 철도 부지에 조성됐다. 3 정선 구절리역의 명물이 된 여치의 꿈 카페. 4 전남 곡성의 옛 곡성역~가정역 구간에 조성된 철도공원에서는 증기기관차와 섬진강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중앙선 자전거도로



중앙선 복선화 공사로 남양주 팔당대교와 양평 양근대교를 잇는 구간(26.8㎞)이 8일부터 자전거도로로 새롭게 단장돼 공개된다. 이에 따라 한강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달릴 수 있는 자전거도로가 행주대교부터 팔당대교까지 기존 구간에서 확장돼 90㎞에 달하게 됐다. 특히 이번에 선보인 자전거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다산유적지, 수종사, 마재공원, 두물머리 등 다양한 관광지와 양평에서 벌어지는 세계야외공연축제, 메뚜기 잡기 고향축제 같은 축제를 즐길 수 있다. 중앙선은 서울 용산역에서 출발해 경북 경주까지 가는 철길(367㎞)이다. 1993년부터 복선화 공사가 시작됐다. 복선화 공사는 외길이던 선로를 열차가 다른 선로로 왕복할 수 있게 두 길로 만들고, 굽었던 선로를 곧게 펴는 작업이다. 이 과정에서 폐선 구간이 생긴다. 중앙선 구간에는 복선화 공사가 진척될수록 앞으로 자전거도로나 산책로 등이 더 만들어진다.



정선 레일바이크



주말이면 이용객이 많아 예약하지 않으면 이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레저시설로 변신에 성공한 대표적인 폐 철도 시설이다. 강원 정선선은 산업화가 한창이던 1962년 개통해 석탄 수송을 주목적으로 운행되던 산업철도였다. 하지만 석탄합리화 정책으로 이 일대 광산들이 폐쇄되면서 산업철도의 기능은 약화됐고, 일부 구간의 운행이 중단되다 2000년대 초부터 열차가 끊겨버렸다. 레일바이크는 2005년 구절리역~아우라지역 구간(7.2㎞)에 설치됐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아우라지를 따라 설치된 레일바이크를 즐기다 보면 기차 여행과는 사뭇 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전체 구간이 완만한 내리막으로 되어 있어 어린이나 노인이 타기에도 어렵지 않다. 특히 열차를 개조해 만든 아우라지역의 ‘어름치 카페’와 구절리역의 ‘여치의 꿈 카페’는 정선 레일바이크 관광의 하이라이트다. 주변에는 정선 5일장, 오장폭포 등의 관광지가 있다. (www.railbike.co.kr)



삼척 해양레일바이크



정선의 레일바이크가 계곡과 강을 따라 펼쳐진다면 강원 삼척의 해양레일바이크는 바닷가를 가로지른다.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용화리 구간(5.4㎞)을 운행하는 해양레일바이크는 방치됐던 동해중부선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한 경우다. 동해중부선 중 평해~삼척 구간(95.5㎞)은 일제강점기 때 노반공사까지 완료했지만 태평양전쟁에서 일본이 패망하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중단된 노선의 흔적은 지금까지 포항, 삼척 등에 남아 있다. 삼척시가 이 중 궁촌리~용화리 구간에 새로 선로를 깔아 레저시설로 개장한 것이다. 동해안을 따라 늘어선 해송 숲과 터널을 통과할 때 나오는 레이저쇼가 백미다. 또 어린이나 노약자를 위해 오르막길에서는 탑승자가 바이크 페달을 밟지 않아도 자동으로 운행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www.oceanrailbike.com)



섬진강 기차마을



2004년 전라선(전북 익산~전남 여수)이 생기면서 폐선된 옛 곡성역과 압록역 사이 철길(13.2㎞)에 조성됐다. 열차가 지나던 철길에는 관광용 증기기관차가 운행 중이고 철길 주변은 공원과 펜션으로 변신했다. 1933년 준공돼 70년 세월의 흔적이 남아있는 옛 곡성역은 증기기관차의 매표소이자 기차 마을의 진입로가 됐다. 증기기관차는 간간이 증기를 내뿜고 기적 소리를 내며 25분 동안 섬진강을 따라 느린 속도로 달린다. 섬진강변엔 봄과 여름에는 유채꽃과 철쭉이 만발하고 겨울에는 하얀 벌판이 펼쳐진다. 기차 마을에 조성된 영화세트장은 ‘토지’ ‘야인시대’ ‘사랑과 야망’ ‘경성스캔들’ 등의 촬영장으로 쓰였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장동건과 원빈이 입대했던 입영열차가 출발하는 장면도 이곳에서 찍었다. 영화나 드라마에 쓰인 소품들이 그대로 전시돼 있다. (www.gstrain.co.kr)



불정역 펜션열차



경북 점촌과 문경을 이었던 문경선 역시 석탄을 실어 나르던 산업철도였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석탄 산업이 쇠퇴하면서 쓰이지 않게 됐다. 철도가 사용되지 않으면서 문경선에 있던 불정역도 철거 대상이었다. 하지만 이 지역 주민들은 “삼각형 지붕과 자연석으로 된 아름다운 외벽을 자랑하는 불정역을 철거하기보다 보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경북도와 코레일이 이 같은 요구를 수용하면서 불정역은 2007년 국가 등록문화재로 인정받고 관광지로 개발됐다. 특히 2008년부터는 이색 숙박을 체험하려는 가족단위 관광객들을 위한 펜션열차가 생겨 인기를 끌고 있다. 테마 펜션열차는 과거 놀이방 객차 및 스넥카 등으로 쓰였던 실제 객차를 코레일로부터 기증받아 개조해 만들었다. 각각의 객실에는 불정~김천, 불정~수원과 같은 행선판이 달려 있다. 주변에는 문경새재 도립공원과 고모산성, 철로 자전거, 석탄박물관 등 관광명소가 위치해 있다. (www.korailpension.co.kr)



문정동 근린공원



서울 문정동 근린공원 부지는 1983년 도시계획에서 수원 부곡∼남양주간 철도부지로 지정됐다. 하지만 93년 철도 건설계획이 취소되면서 방치돼 재활용품 수집장과 임시 주차장 등이 자리잡았다. 송파구 주민들은 이 같은 시설을 이전해 줄 것을 요구했고, 서울시가 나서 2006년부터 근린공원으로 조성했다. 문정동 일대 철길(1.3㎞) 부지에 주민들을 위한 농구장, 놀이터 등이 들어선 도심 휴식공간으로 변신시킨 것이다. 서울시는 1단계 사업으로 2006년 160m 길이의 시냇물이 흐르는 ‘물의 공원’을 조성했고, 2단계 사업으로 완만한 언덕과 토성을 쌓고 그 주변에 나무를 심는 ‘숲의 공원’ ‘흙의 공원’을 2007년 조성했다. 송파구 주민들에게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산책로와 근린공원으로 자리잡으며 생활을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광주의 푸른길 공원



광주~여수 철도는 1930년에 만들어졌다. 이 중 광주역과 효천역 구간(10.8㎞)은 도심 교통체증을 일으킨다는 이유로 2000년 폐쇄됐다. 방치된 철길 주변은 흉악범죄가 심심찮게 발생할 정도의 우범지역이 됐다. 광주시는 2002년부터 방치된 철길을 공원으로 변신시켰다. 철길이 폐쇄된 구간 중 광주역부터 동성중학교까지 7.9㎞ 구간에는 ‘생명의 푸른길’이란 보행로를 만들었다. 또 주변에는 가로수 산책로, 소공원, 자전거도로, 야외 이벤트 광장 등을 조성했다. 공원 중간 중간에는 철길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했다. 또 열차 객차 2량을 이용해 만든 공원 전시관과 어린이 독서실도 있다.



역사공원으로 변신한 나주역



전남 호남선의 옛 나주역은 철도 박물관으로 변신했다. 나주역을 방문하면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비둘기호·통일호 열차시간표와 밀랍인형으로 된 역장과 역무원 등을 만날 수 있다. 나주역은 일제강점기이던 1929년 광주학생운동의 시발점이 됐던 곳이다. 광주학생운동은 통학열차에서 일본인 학생들이 한국인 여학생들을 희롱하면서 촉발됐다. 그 통학생들이 나주 학생들이었고 첫 충돌이 나주역에서 벌어졌다. 나주역사 옆에 위치한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에는 당시 통학열차를 재현한 장면이 전시돼 있다. 타임머신에서 튀어나온 듯한 구나주역은 역 모습 자체만으로도 운치가 있어 여행객들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도움 : 코레일,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임병국(『간이역 여행』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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