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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f&] 성호준의 골프 다이어리 <32> 골프 공은 사람 차별하지 않는다









골프공은 치는 사람의 인종이나 국적 외모를 차별하지 않는다. 사람은 사람을 차별한다. 골프대회의 흥행은 영화의 흥행 공식과 비슷하다. 잘 알려진 스타나 외모가 좋은 선수가 주연이 돼야 일단 관심이 집중된다.



미국 대회가 줄어든 지난해 국내 여자 프로골퍼들 사이에 일본 바람이 일었다. 일본에 간 그들은 “일본 협회와 선수, 갤러리가 매우 친절하다”며 좋아했다. 기자는 혹시 일본인의 본심(혼네)과 의례적인 태도(다테마에)를 파악하지 못한 것은 아닌가 생각했다. 일본인에게는 두 개의 혀가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앞에서 칭찬할 때의 혀와 뒤에서 욕할 때의 혀.











결국 본심이 나왔다. 일본 여자프로골프협회(JLPGA)는 지난 3월 한국 선수들을 겨냥한 진입장벽을 만들었다. 일본 내 전체 대회의 20%(약 7개 대회)에 참가하지 않으면 다음 해 시즌 출장이 불가능하게 했다. 미국 투어와 일본 투어를 병행하는 일부 한국 선수들에게 더 이상 오지 말라는 선언이다. 또 국내 투어 상위권 선수들은 일본 투어 Q스쿨 최종전인 4차전으로 직행할 수 있었는데 이걸 없앴다. 국적을 차별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는 매우 두터운 빗장을 채운 것이다.



일본 남자 골프계도 심상치 않다. 일본 선수들은 한국 선수들에 대해 피해의식을 느끼고 있다. 지난해 일본 투어 상금왕 김경태는 “한국 선수들이 너무 많은 상금을 가져가니 한국 선수에 대한 제한을 두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었다”고 했다. 지난해 이 의견은 기각됐다. 그러나 올해 한국 선수들은 지난해보다 더 많은 상금을 타간다. 벌써 한국 선수들이 7승을 거뒀다. 겉으론 한국 선수를 환영한다고 하는 일본 투어에서 어떤 정책이 나올지 모른다.



겉과 속이 다른 것은 일본만이 아니다. 세계 주요 골프 투어는 명분상으로는 ‘스포츠는 공정해야 하고 차별이 없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미국 PGA 투어는 Q스쿨 자체를 없애고 2부투어를 통해 선수를 충원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미국 이외 국가 선수들이 PGA 투어에 가려면 2중 장벽을 통과해야 한다. 원아시아 투어도 호주와 중국, 한국 선수 쿼터제를 만들어놨다.



쇄국정책이 좋은 나라를 만들지 못한다. 문을 닫아놓은 투어에서 뛰는 선수가 경쟁력을 가지기 어렵다. 어차피 선수들은 메이저 대회 등에서 겨룰 수밖에 없게 되는데 그때 실력이 다 드러나게 된다. 사람들은 월드 베스트를 원한다. 잠시 흥행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골프 팬들은 문을 닫아 놓은 B급 투어에 대해 오랫동안 관심을 주지 않을 것이다.



캐스팅이 좋아도 내용이 부실한 영화는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처럼, 폐쇄적인 투어는 결국 B급 투어가 될 수밖에 없다. 문을 걸어닫은 일본 여자 투어의 미래는 매우 어둡다고 본다. 미국에서 잠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끝내 문을 닫지 않고 아시아와 유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LPGA 투어가 모범답안이다. 골프 공은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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