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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TREND] 보테가 베네타도 질 샌더도 ‘I Love 오렌지’

요즘 패션쇼장에서 눈에 번쩍 띄는 색상이 하나 있다. 주황색이다. 단풍을 떠올리는 주홍색, 상큼한 오렌지색, 야광 주황색에 이르기까지 모두 강렬하다.



뉴욕·런던·밀라노 … 9월 컬렉션까지 휘감은 주황색 물결

 지난 2월 뉴욕패션위크에서 테이프를 끊은 주황색 퍼레이드는 9월 컬렉션에도 이어졌다. 데렉 램, 피터 솜, 도나 카란, 프로엔자 숄러 등 뉴욕의 선두주자들은 주황색 바통을 런던에 이어 밀라노 패션위크로 넘겨줬다. 지난달 24일 ‘보테가 베네타’ 쇼의 정점은 지중해의 노을 같은 주황색 이브닝드레스였다. 다음 날 ‘돌체 앤 가바나’는 채소와 파스타가 날염된 총천연색 드레스들을 선보였다. 보테가 베네타 측은 “2012년 봄여름 컬렉션에 사용된 ‘번트 오렌지(Burnt Orange)’ 색상이 따뜻한 계절에 어울리는 푸른 색조 사이에서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를 더한다”고 설명했다.









1 주황색 원피스. 단순한 형태지만 장식적인 요소는 수공으로 처리했다. 데렉 램. 뉴욕패션위크 2 원색적인 프린트에 장어 가죽을 조각조각 이은 A라인 치마. 프로엔자 숄러. 뉴욕패션위크 3 드레이핑 기법으로 여성미를 강조한 저지 원피스. 도나 카란. 뉴욕패션위크 4 이브닝 드레스. 지중해의 석양 같은 주황색이다. 보테가 베네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토마스 마이어는 1960년대의 영감을 받아 드레스의 면을 도형적으로 분할했다. 밀라노패션위크 [사진 제공=PFIN(firstVIEWkorea)]







 올 유행하는 주황색은 1960년대 패션에 기원을 둔다. 오랜만에 패션계의 주류로 돌아왔는데, 80년대 언더그라운드 클럽의 야광 패션에 영향을 받아 색이 더 밝고 강렬해졌다.



 주황색은 입기 까다로운 색으로 꼽힌다. 주황색 옷을 선뜻 입지 않게 되는 이유는 오랫동안 주황색이 ‘상업적’으로 활용돼 왔기 때문이다. 주황색은 시각적으로 식욕을 돋우는 색상이라고 해 국내외 식음료 업체에서 많이 사용했다. 기업 컬러 컨설팅 업체인 ‘CCI 색채연구소’ 신향선 소장은 “주황색은 식자재 색깔이기 때문에 위장을 자극하는 생리적인 현상을 일으킨다”고 했다.



 또 주황색은 기업 로고에도 많이 쓰였다. SK그룹은 2005년 붉은색 로고에 2차색(두 개의 원색을 혼합해 만든 색)인 주황색 나비를 더했고, 한화그룹도 2008년 세계적인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를 등용해 기업 로고를 주황색으로 바꿨다. 신 소장은 기업문화가 주황색을 도입한 데는 ‘20세기 감성마케팅’이 큰 몫을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고객 만족과 행복을 상징하는 주황색을 의식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주황색이 문화적으로 유행했던 시기는 60년대였다. 앤디 워홀, 키스 해링 등 팝아트 작가들의 작품 속에 주황색이 눈에 띄게 많이 보인다. 가령 ‘메릴린 먼로’ 실크스크린 프린트 시리즈에서 주황색은 원색끼리의 대조를 부드럽게 해주는 주요 색상이었다. 여성의 메이크업에서도 빠질 수 없었다. 당대의 톱 모델 트위기의 얼굴은 상큼한 주황빛 입술로 마무리됐다.



 또 60년대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확산된 히피 추종자들은 꽃과 과일 같은 히피 상징물을 표현할 때 주황색을 썼다. 과학의 진보도 주황색의 유행을 부추겼다. 67년 인류가 최초로 우주선 아폴로를 달로 발사시켰던 감동은 디자이너들로 하여금 ‘옵틱아트(optical art)’를 그려내게 했다. 주황색은 어지럽게 구성된 수많은 원색 사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이후 사그라졌던 주황색 바람은 80년대 잠시 불었다. LA를 중심으로 ‘펑크’와 ‘뉴웨이브’ 밴드들이 언더그라운드 클럽에서 현란한 형광색을 유행시켰다. 주황색도 그 형광색 중 하나였다.



 올 유행하는 주황색 패션은 60년대의 의상과 80년대 팝문화를 적절히 배합했다. 특징이라면 주황색이 예전보다 더 밝아졌다. 현대 염색 기술의 발달로 염료의 발색력이 훌륭하고, 평범해 보이는 원단이라도 표면에 광택이나 스팽글을 입혀 움직일 때마다 빛을 발산하기 때문이다.



 경원대 의상학과 김정희 교수는 “‘에르메스의 오렌지’라고 알려졌던 색상의 채도를 더 높여 시선을 끌도록 한 것이 세계적인 트렌드”라며 “무채색을 선호하는 질 샌더 같은 디자이너도 올 컬렉션에서 선명한 주황색을 부각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네스 조 기자





#주황색 연출법



주황색은 카멜레온처럼 분위기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색상이다. 패션 스타일리스트 서정은씨는 “검정와 함께 입으면 ‘모즈룩’(60년대 영국에서 유행한 비틀스 패션)이 되고, 감색과 입으면 ‘프레피룩’, 또 베이지색과 같이 입으면 ‘에르메스’풍의 차분한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주황색은 60년대 처음 소개된 A라인이나 H라인의 원피스·코트로 단순하게 연출하면 어울린다. 가방·신발 혹은 액세서리 한두 가지로도 주황색이 유행이라는 기분을 낼 수 있다. 단색의 주황색 단품에 주황색 계열의 프린트 상의나 하의를 맞춰 입어도 좋다. 피할 것이 있다면 서로 다른 프린트 단품을 겹쳐 입는 것이다.



 직장 남성의 경우 주황색이 들어간 넥타이나 안경, 플라스틱 시계, 양말 같은 단품이 좋다. 서씨는 “주황색은 생기 있고 따뜻한 색상이기 때문에 니트 소재와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편한 복장이라면 주황색 스웨터나 터틀넥(목이 긴 스웨터)을 청바지와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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