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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디폴트’ … 통신·보험 유리, 은행·조선 불리





증권사 업종별 영향 보고서 분석



한 투자자가 4일 그리스 아테네 증권시장 전광판 앞에서 휴대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이날 그리스 주가는 국가부도 우려 때문에 6.28% 급락했다. [아테네 AP=연합뉴스]





시장이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곽병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디폴트는 더 이상 블랙스완(Black Swan·‘검은 백조’란 뜻으로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의 영역이 아니라 현실화가 농후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이미 글로벌 증시는 몸살을 앓고 있고 외풍에 취약한 국내 시장은 더 흔들리고 있다. 5일 코스피 시장은 전날보다 39.67포인트(2.33%) 내린 1666.52에 장을 마쳤다. 63.46포인트(3.59%) 떨어진 전날보다 낙폭은 줄였지만 하락세는 이어졌다.



 









그리스 디폴트는 국내 금융시장의 트리플 약세를 가져올 전망이다. 트리플 약세란 원화가치·채권가격·주가가 동시에 하락하는 것이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거시전략팀장은 “그리스 디폴트가 현실화되면 외국인투자자는 절대 안전자산에만 돈을 넣게 될 것”이라며 “한국 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가 빠져나가면서 원화가치·채권값·주가가 동시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리플 약세를 전제로 놓고 보면 업종별 명암이나 손익을 어느 정도 따져볼 수 있다. 지중해로부터 날아드는 유탄에 가장 심한 타격을 받을 업종으로는 은행주가 꼽힌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그리스가 디폴트로 모든 업종이 나쁜 영향을 받겠지만 그중에서도 은행주가 가장 불리하다”며 “프랑스 은행 등이 파산 위기에 놓이면 그곳에서 자금을 들여오는 국내 은행이 영향을 받게 되고, 튼튼한 은행일지라도 원화가치 변동성이 커지면 자금 조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업도 그리스 문제로 인해 업황이 흐려질 종목으로 간주된다. 장문수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 의존도가 높은 조선업의 특성상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하다”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최대 발주 지역이었던 유럽으로부터의 신규 발주가 2009년까지 중단된 선례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유럽 지역으로의 국내 선박 수출 비중은 25.7%에 달했다. 한국에서 만든 배를 이 지역에서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 밖에 완제품 가격 하락과 판매량 부진에 동시 노출되는 화학·정유·철강 업종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통신업은 그리스 디폴트에 반사 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크다. 김동준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통신 서비스는 필수소비재이면서 전형적 내수주라서 그리스 디폴트와 같은 외부 충격이 영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며 “배당실적이 좋기 때문에 시장 불안기에 오히려 투자 대안으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외부 충격으로 다른 업종이 흔들릴 때 안전한 투자 종목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얘기다. 보험업은 은행·증권업과 같은 금융업종으로 분류되지만 그리스 디폴트로 인해 받는 영향은 좀 다르다. 김지현 하이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보험회사가 채권을 많이 가지고 있어 (그리스 디폴트로) 금리가 올라가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아질 수 있다”며 “수혜까지는 아니어도 방어주로서 상대적으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자동차·기계 업종 등 수출주는 그리스 디폴트가 실제로 나타날 경우 글로벌 수요 감소로 인한 부정적 효과와 원화가치 하락 등 가격경쟁력 강화로 인한 긍정적 효과가 동시에 나타날 것이란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또 음식료·유통업 등도 내수주로서의 장점이 소비심리 악화의 여파로 상쇄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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