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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형 여성 리더십





이나미의 마음 엿보기





여자들의 힘이 점점 세지고 있다.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여성 정치인들이 나라 안팎으로 대거 등장해 이제는 큰 뉴스거리가 되지도 못한다. 여학생들이 공부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직, 자격증이나 고시, 공무원 시험 등 사회 진출도 점점 남학생들을 능가하고 있는 추세다.



공부도 잘 못하는 데다가 장가 가면 자기 식구만 챙기는 아들보다는, 뭐든 똑 부러지게 하고 시집 가도 끝까지 친정을 챙기는 딸들을 훨씬 더 편애하는 부모들도 많아지고 있다. 이른바 ‘알파걸’들이 성장해 사회 곳곳에서 리더로 큰 몫을 하기도 한다. 앞으로는 주로 육체노동을 담당하는 남성들이 이류 시민으로 전락할 날이 멀지 않다는 전망도 한다.



수렵·목축·농사·전쟁을 담당하면서, 힘을 쓰고, 계획을 짜고, 적과 투쟁하고, 목표를 쟁취하는 것이 익숙한 남성문화가 우두머리를 뽑아 조직을 관리하는 데는 강하다. 반면, 여성문화는 비교적 평등한 방식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이야기를 즐기며, 약자를 돌볼 줄 아는 강점이 있다. 확실한 목표 앞에 시간을 다투면서 즉각적인 성과를 내는 남성문화와 달리, 지금까지 여성문화는 음식·옷·아이 등 느린 속도로 꾸준히 해야 더 빛나는 쪽에 집중되었다. 남성이 성취지향적이라면 여성들은 관계지향적으로 흐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이동이 자유로운 남자들이 부족이나 국가 등으로 시야가 확장된다면, 여성들은 가족, 친구 등 근거리의 작은 것에 더 가치를 둔다. 물론 남성 중에도 여자 못지않게 가족이기주의에 빠진 이들이 있고, 유관순이나 잔 다르크처럼 애국자도 있지만 예외적이다. 전쟁이 나면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치라는 이야기는 주로 아버지가 하고, 어떡하든 살아남아 가문을 지키라는 이야기는 지금까지는 어머니가 해 왔다.



그런데 남성들이 무의식에 숨어 있는 자신의 여성성을 지나치게 억압하면 여성보다 더 감성적인 충동성을 보여 주듯, 여성 무의식 속의 남성성이 왜곡되어 표출되면 남성보다 더 무자비하고, 완고하고, 뾰족하게 변하기도 한다. 마치 측천무후나 서태후처럼 잔인하게 자신의 권력을 휘두르는 이들도 있다. 매섭게 시집살이를 시키는 시어머니, 남자보다 더 혹독한 여성 상사, 공부 못한다고 자녀들을 학대하는 어머니, 무능력한 남편에게 언어나 육체적인 폭력을 휘두르는 아내들이 그 예다. 미숙한 남성을 어설프게 모방해서 폭력적으로 변한다거나, 반대로 소파 승진 하듯 자신의 성을 무기로 비윤리적인 행동을 하는 식은 적어도 아니어야 한다.



20세기의 철학자 시몬 보바르는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 했다. 수천 년 동안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급격하게 바뀌고 있는 추세라 미래사회에서 여성은 어떻게 만들어질지 궁금하다. 평등한 교육과 개선된 지위 탓에 수퍼 우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새로운 여성적 리더십에 대한 성찰은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유전자에 입력된 공감, 겸양, 배려 등 여성의 좋은 전통을 망각한 채, 불도저도 못되면서 자신의 목적을 위해 주변에 상처를 입히는 등 파괴적인 언행을 일삼는 식은 아니어야 할 것이다. 항상 거기에 말없이 존재하면서 인류를 포용해 주는 어머니 자연처럼, 똑똑하고 능력 있는 것도 좋지만 좀 더 성숙하게 약자도 배려할 줄 아는 따뜻한 여성 리더들이 많이 등장해 주면 좋겠다.



정신과 전문의 융 분석심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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