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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 변동성을 줄이는 세 가지 방법

글로벌 시장에 문제가 발생하면 우리나라 외환시장이 크게 출렁이곤 했다. 이번에도 그런 현상이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다. 우리 외환시장은 평소에는 평온하게 아주 낮은 변동성을 보이다가 외부의 충격이 커지면 세계에서 가장 심한 변동성을 보인다. 서글픈 일이다.

증시 고수에게 듣는다

금융시장에서 평상시와 위기시의 변동성 차이가 큰 것은 결코 좋지 않다. 투기적인 거래자들에게는 돈을 벌기에 군침이 도는 시장으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위기가 닥치면 투기꾼들이 한국 시장에 뛰어들고 변동성은 더 커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외환당국은 2008년 금융위기를 겪은 뒤 외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최근에는 올해 7월에 선물환 포지션의 자기자본 한도를 축소한 것이 대표적이다. 국내 은행은 50%에서 40%로, 외국은행 지점들은 250%에서 200%로 각각 낮췄다. 이는 은행의 선물환 포지션이 외채와 바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실시한 조치다. 원론적으로 외환당국의 이런 문제 인식은 옳다. 하지만 한걸음 더 나아가 생각해보자.

선물환 포지션이 증가하게 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은행은 외화거래에 있어 기업이 무역신용, 수출대금 헤지를 위한 선물환 매도거래 등을 하는 상대방이다. 또 해외투자에 따른 환변동을 헤지하고자 하는 자산운용사의 상대방이 된다. 이 거래들을 하는 과정에서 선물환 포지션이 증가하게 된다.
그런데 은행이 이들 모두를 감당하기는 어렵다. 97년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많이 달라졌다. 기업들의 대외거래 규모가 급증하였고 개인들의 해외투자도 급격하게 증가했다. 또한 자본시장의 개방으로 외화와 원화를 바꾸어 가며 투자하려는 수요 역시 급증했다. 은행들의 규모나 신용으로 이들을 감당하기에는 이미 벅찬 수준이 된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선물환 포지션 규제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보다 근본적으로 필요한 것들이 있는데, 다음의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해외투자가 외환시장의 자동조절 기능을 갖게끔 하기 위해 해외투자의 장벽이 되는 요인을 제거해야 한다. 해외로부터 자본이 자유롭게 유입되는 만큼 국내의 자금도 해외로 자유롭게 유출돼야 한다. 그러나 자본차익에 대한 과세로 이러한 메커니즘이 잘 작동하지 않는다. 국내 주식은 자본차익이 비과세이기 때문에 해외투자에 대한 비용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이러한 비용 부담을 안고 해외투자를 하려는 개인투자자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국내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점을 제거해줘야 한다. 당장 해외 주식·펀드 투자에 대한 비과세를 생각해볼 수 있다. 다만 비과세 혜택은 환헤지를 하지 않은 펀드에 한정할 필요가 있다. 환헤지를 하지 않은 해외투자는 국가적으로 변동성의 사회적 비용을 줄여주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세금 혜택을 주는 합리적인 근거가 되는 것이다.

둘째, 해외에서 자본이 이동하는 데 대한 거래세(일명 토빈세)가 필요하다. 이렇게 되면 빈번하게 거래되는 핫머니성 자금의 이동이 줄어든다. 우리나라에서 수년 전에는 3년 만기 브라질 국채가 주로 판매됐으나 브라질이 금융거래세를 6% 부과하자 장기인 10년 만기 브라질 국채 수요가 늘었다. 6%를 10년으로 나누면 매년 비용이 크지 않은 반면에 단기투자를 할 경우 6% 부담은 크기 때문이다.

금융거래세 도입의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 당국은 변동성을 줄이려고 한다. 그런데 해외에서 비롯되는 변동성은 우리가 제어할 수 없다. 이러다 보니 해외의 변동성이 커지면 국내의 변동성을 줄여 대처하려고 한다. 공매도 금지나 엄격한 은행 건전성 규제, 외환보유고 확충 등이 예다. 이러한 규제는 국내 금융산업의 수익성을 떨어뜨린다. 해외의 변동성을 줄이려고 국내 금융산업의 수익성을 떨어뜨리게 된다면, 이러한 기회비용 부분에 대한 보전을 위해서도 거래세가 필요한 것이다.

셋째, 외환보유고 확충이다. 외환보유고의 적정 수준 논쟁이 있는가 하면, 과다한 외환 보유나 외환시장 개입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시장에서는 평소에는 외환보유고가 너무 많다고 하지만, 위기 시에는 외환보유고가 모자란다고 한다. 이는 우리나라 외환시장이 평소에 비해 위기시의 변동성이 급격하게 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기 때의 변동성을 기준으로 외환보유고를 판단해야 한다. 이럴 경우 통상적인 국가에서 적용되는 외환보유고 수준보다는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

이번 위기가 진정되고 나면 또다시 해외자본이 유입될 것이다. 이때 제도적 정비를 통해 변동성을 축소하는 방안을 계속 추진해 나가야 한다. 



김경록(49) 2000~2009년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채권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와 채권·금융공학부문 대표를 거쳤다. 올해부터 미래에셋자산운용 경영관리부문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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