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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비보다 더 무서운 ‘님젠’

지난달 30일 인천 백석동의 수도권 매립지를 찾았다. 며칠 전 인근 청라지구 주민들이 쓰레기 매립장 사용 연장 반대 시위를 했다는 기사를 읽은 때문이다. 수도권 매립지는 서울과 인천·경기도에서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의 종착역이다. 한때 수도권 쓰레기를 감당했던 난지도의 8배에 달하는, 단일 면적 세계 최대 쓰레기 매립장이다. 쓰레기 매립이 진행 중인 2매립장에 들어섰다. 역겨운 가스 냄새가 났다. 언덕에 올라서니 곳곳에 붉은 녹을 덮어쓴 메탄가스 포집 굴뚝들이 서 있었다. 바로 옆 공터엔 대형 쓰레기차가 탑재함을 들어올려 쓰레기들을 토해내고 있었다. 타이어 없이 울퉁불퉁 뿔이 달린 쇠바퀴를 단 대형 불도저가 쓰레기를 밀어냈다. 쓰레기 더미들이 쏟아지고 밀려날 때마다 악취와 함께 먼지가 일었다.

On Sunday

‘개장 당시 약속대로 2016년에 매립장을 폐쇄하라’고 주장하는 인근 청라지구 사람들의 ‘님비’가 이해됐다. 인천시는 당장 이달 안으로 착공해야 할 3매립장 기반공사에 대한 허가를 거부하고 있다. 1992년 매립지 개장 당시엔 2015년이면 1, 2, 3, 4매립장이 모두 찰 것으로 계산됐다. 하지만 이후 쓰레기 처리 기술이 발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3, 4매립장 부지는 아직도 푸른 들판이다. 환경부는 3, 4매립지가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2044년까지 수도권매립지 사용을 연장할 계획이다. 그 외엔 당장 대안도 없는 상태다. 더 심각한 문제도 있다. 내년부터는 런던조약에 따라 그간 먼바다 공해상에 내다버린 분뇨·하수 슬러지, 음식물 쓰레기 폐수 등도 이곳에서 처리해야만 하는 실정이다.

거대한 쓰레기산을 눈앞에 두고 잠깐 엉뚱한 상상에 빠졌다. 당장 2016년도 걱정이지만, 환경부의 주장대로 매립지 사용이 연장된다 해도 그 다음엔? 나의 아이들이 40대가 돼 있을 그땐 쓰레기를 어디다 버려야 할까. 수도권엔 더 이상 매립장 부지 후보도 없다. 이를 두고 ‘나 죽고 나서 일 아냐’라고 말할 수 있을까. 대규모 쓰레기 매립지 준비는 수십 년 전부터 시작해야 한다.

추가 매립지 대안을 찾지 못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올 초 ‘수도권매립지를 환경·관광명소를 겸하는 영구매립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매립지가 순차적으로 포화 상태에 이르면 가장 먼저 매립된 쓰레기를 꺼내 소각하고 다시 새로운 매립지 터로 사용한다. 그 사이 매립지는 순서가 돌아올 때까지 골프장 등 레저시설을 만들어 관광 명소화한다는 아이디어다. 연구 결과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판단도 내려졌다.

하지만 영구매립지 아이디어는 최근 없었던 일이 돼 버렸다. 현지 주민은 물론 지역표를 걱정하는 정치인들의 반대 때문이다. 그들은 “매립지 영구화를 획책하는 사장은 물러가고, 2016년엔 매립지도 문 닫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6년 이후엔 쓰레기를 ‘우주 투척’이라도 해야 할까. 님비 현상이야 보상 등의 방법으로 풀 수도 있겠지만, 현재 세대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님젠(Not In My GENeration)’엔 답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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