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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상상 이상의 재벌 돈 받아” … 박원순 “시민, 헐뜯는 정치 절망”





아슬아슬했던 TV토론



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TV 토론회가 열린 30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박원순·박영선·최규엽(민주노동당) 후보(왼쪽부터)가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인정사정 보지 않는 난타전이었다. 30일 배심원단 1400명이 ‘채점’을 하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민주당 박영선 의원과 무소속 박원순 변호사, 민주노동당 최규엽 새세상연구소장 간의 TV토론에선 수시로 아슬아슬한 장면이 연출됐다.



 가장 쟁점이 된 것은 박 변호사가 비영리 공익재단 ‘아름다운 재단’을 운영하면서 받은 대기업 후원금이었다. 최 소장은 첫 발언 기회를 얻자마자 박 변호사에게 “삼성과 론스타 등 사회로부터 지탄받는 돈을 가지고 서민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겠느냐”고 따졌다. 박 변호사는 “살살 하실 줄 알았는데…”라며 당혹스러워했다. 그러나 ‘BBK(주가조작사건) 저격수’란 별명을 가진 박 의원의 공격 수위는 최 소장보다 한 단계 더 높았다.



 ▶박영선=제가 MBC 기자 시절 재벌 개혁을 부르짖을 때 박 변호사는 재벌의 후원을 받으면서 ‘고맙다, 고맙다’고 하고 다녔다. 제가 BBK의 진실을 파헤칠 때 박 변호사는 이명박 대통령을 ‘아름다운 재단’의 명예고문으로 위촉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 이 재단 명예고문으로 있으면서 급여를 기부해왔다). 한 손엔 채찍, 다른 손엔 후원금을 받은 거다.



 ▶박원순=기부문화를 퍼뜨리기 위해 노력한 것을 다 알 텐데 그렇게 가슴 아프게 공격할 줄 몰랐다. 너무 서운하다. 재벌의 돈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 돈으로 단전·단수 가구를 위해 기금을 만들어 수만 세대에 지원했고 ‘싱글맘’을 위해 희망가게를 만들어 무담보·무보증으로 창업자금을 빌려줬다. (현 정부에선) 국정원 사찰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박영선=돈에는 꼬리표가 없지만 재벌이 후원할 때는 선의로만 하지 않는다. 또 국정원 탄압이라는 게 이명박 대통령 측근들의 후원금을 끊어버린 것 아닌가.



 ▶박원순=자신만 억압당하고 다른 사람은 그렇지 않은 것처럼 말하는 데 대해 참혹함을 느낀다. 사람들의 선의를 한꺼번에 다 무시하는데 그런 감정과 정서를 갖고 시민들을 보듬을 수 있을지 정말 걱정이다.



 그러자 최 소장도 “(론스타 기부금 등은) 착한 돈이 아닌 장물 같은 돈”이라며 “가려서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논란에 가세했다. 박 의원은 박 변호사의 정체성도 문제 삼았다.



 ▶박영선=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지지로 박 변호사의 지지율이 10배 이상 올라갔는데 혹자는 ‘박원순 풍선’이라고 한다. 안 교수와 박 변호사가 같은 사람인가. 안 교수는 재벌이 독식하는 정글사회는 안 된다고 한 분인데, 박 변호사는 상상 이상의 돈을 재벌로부터 받지 않았나.



 ▶박원순=박 의원이 BBK 문제를 공격하는 걸 보고 통쾌했고 잘하신다고 생각했는데, 선의로 많은 일을 해온 사람들을 가슴 아프게 공격하실 줄은 몰랐다. 그런 식으로 (어떻게) 서울시정을 포용하고 (박 의원이 공약한) ‘엄마 서울’을….



 ▶박영선=(2004년의 신문 보도 복사본을 들어보이며) 박 변호사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뒤 (노 전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한 탓이라고 말해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상처 주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박 의원의 공세에 박 변호사는 “제 과거를 그렇게 다 조사를 하셨군요”라며 불쾌해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밝혔고 (권한 남용 탓이란) 얘기를 한 적이 없다. 아무리 우리가 경선을 하더라도 지엽말단적인 문제를 갖고 제 삶 전체를 판단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박 변호사 측은 토론 후 “당시 한나라당의 권한 남용을 지적한 발언을 박 의원이 정반대로 왜곡했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박 의원의 강공에 당황하던 박 변호사도 토론 후반부에는 반격을 시도했다.



 ▶박원순=왜 기존 정당을 두고 안철수 교수를 주목하고 지지자가 모이는 것인가. 정당정치가 시민의 마음을 대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박영선=시민단체는 ‘나 홀로 정치’가 가능하지만 정당정치는 상대를 인정해줘야 한다.



 ▶박원순=나 홀로 정치라니. 제가 이번 경선을 통과하면 민주당은 저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것인가.



 이에 박 의원은 “민주당의 지지를 받으려면 민주당과 철학을 같이 해야 한다. 그런데 박 변호사는 한나라당으로 보일 때도 있고 민주당으로 보일 때도 있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민주당의 큰 직책을 맡은 사람들이 그동안 저에게 민주당 입당을 권유했던 것은 저의 삶의 궤적을 다 본 것”이라며 “시민들이 정치에 절망한 이유는 (지금처럼) 헐뜯고 미래의 비전에 대해 이야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받아쳤다.



글=김경진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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