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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국 관광객 붙잡는 묘수

러시아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은 백야(白夜)와 톨스토이를 많이 떠올린다. 하지만 현지에 도착하면 불편한 게 참 많다. 문화도 풍경도 멋지지만 마음 편히 즐기기엔 관광 인프라가 받쳐주지 않아서다. 별 특색 없는 기념품에다 먹거리는 마땅치 않다. 특히 하룻밤에 최소 250달러쯤 되는 호텔비가 골칫거리다. 한국은 그런 점에서 러시아보다 나은 편이다.

그러나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면서 러시아 관광 때 느낀 불만이 남의 일 같지 않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월 11만 명이던 중국 관광객은 8월에 27만 명(추정)으로 뜀박질했다. 올해 200만 명을 훌쩍 넘어설 기세다. 중국인들의 통 큰 씀씀이도 주목된다. 바오젠(寶建)유한공사 관광단(1만2000명)이 최근 제주도에 왔는데 제주도에 914억원을 떨어뜨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의 한 면세점에 있는 명품 남성복 매장에서 3억4000만원어치를 샀다는 관광객이 있는가 하면, 제주도 면세점에 전시된 롤렉스 시계를 싹쓸이했다는 일화도 들린다. 중국인 관광객의 지난해 평균 지출은 1인당 1558달러(72만원)였다. 미국(1292달러)과 일본(1092달러)보다 많다.

하지만 중국인들이 한국 관광 뒤 토로하는 불만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볼거리·먹을거리가 불만족스럽고 쇼핑할 물건도 많지 않다고 한다. 그중 숙박시설은 싸구려 단체관광 때문인지 원성이 자자하다. 서울에는 140개 호텔, 2만4308 객실이 있는데 값도 비싸고 예약도 힘들다는 것이다. 심지어 어떤 관광객들은 지방도시 주변 모텔에서 머물다 여행 기분을 잡쳤다고 한다.

정부는 2015년까지 서울에 2만2000실, 인천·경기에 1만4000실 등 모두 3만6000실을 확충할 계획이다. 중국 관광객 유치 확대를 겨냥해서다. 서울 시내에선 32개 호텔이 건축 중이다. 그러나 그게 중국 관광객 맞춤형인지 의심스럽다. 숙박비가 비싼 5성급 호텔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중국 서민들이 많이 찾는 동대문 근처엔 JW 메리어트가 들어선다고 한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재방문 관광객의 70%는 1박에 15만원 수준의 호텔을 원한다. 그렇다면 강남구·중구 같이 땅값 비싸고 번잡한 곳보다 노원·은평구처럼 개발 여지가 많은 곳에 호텔을 세울 때 인센티브를 주는 게 바람직하다.

물론 숙박시설만으로 끝나선 안 된다. 중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음식 메뉴를 개발하고 보급하는 게 시급하다. 한식(韓食)의 매력을 알리되 중국인들의 식성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한국에서 쇼핑할 건 김과 김치뿐이라는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돈 많은 사람뿐만 아니라 보통사람이 와서도 웃고 돌아갈 수 있는 관광 인프라를 확충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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