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멀리건 받고 버디 하면 서로 찜찜 … 정확한 핸디캡 적용해야 ‘윈윈’

멀리건(Mulligan)은 티샷을 미스했을 때 실수한 샷을 없던 일로 하고 한 번 더 치도록 하는 것이다. 멀리건은 1890년대 아일랜드에서 활약한 골퍼 퍼커스 오사프네시 멀리건 선수에게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그는 열 다섯 차례나 우승한 프로였지만 티샷을 미스했을 때 악착같이 우겨서 미스 샷은 없던 것으로 하고 다시 치곤 했다.

김아영의 골프 룰&매너 <5>멀리건과 핸디캡

프로 골퍼들의 경기에서 멀리건은 당연히 허용되지 않는다. 규칙 1조 3항 ‘합의의 반칙(Agreement to waive rules)’에 따르면 규칙의 적용을 배제하거나 받은 벌을 면제하기로 합의해서는 안 되며 이를 위반한 경기자는 실격된다.

멀리건은 문화권마다 약간씩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 미국에서는 아마추어끼리 경기할 때 첫 홀 멀리건을 보편적으로 용인한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멀리건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빌리건’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멀리건을 남용한 클린턴과 함께 게임을 했던 플레이어들은 즐거웠을까? 빌리건이라는 명예롭지 않은 별명이 대답을 대신해준다.

한국의 아마추어 골퍼 사이에서는 ‘첫 홀 일파만파’라는 전통(?)이 자리잡았다. 첫 홀에서 한 명만 파를 하면 동반자 모두 파로 적어주는 것이다. ‘몸이 덜 풀린 첫 홀이니 규칙을 느슨하게 적용한다’는 의도는 동일한데 미국은 본인 실수에 대해서만 예외를 인정해 준다. 반면 한국은 한 명이 잘하면 동반자 모두에게 이익이 간다는 ‘공동체 의식’이 담겨 있다.

아마추어 게임에서는 적당한 기준이 제시된다면 멀리건이 라운드의 재미를 더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멀리건이 남용되면 동반자는 맥이 풀리고, 기분에 따라 선심 쓰듯 멀리건을 주면 받는 사람도 자존심이 상한다. 주말 골퍼들은 경기 전 한 라운드에 한 개, 또는 전·후반 각각 한 개 등으로 멀리건 숫자를 정하는 경우가 많다.

멀리건을 규칙화한 게 핸디캡 제도라고 할 수 있다. 핸디캡은 코스의 기준타수보다 많이 치는 타수를 말한다. 72타(이븐파)를 기준으로 72타로 플레이가 가능한 사람의 핸디캡은 0이며, 90타로 플레이가 가능한 사람의 핸디캡은 18(90-72=18)이다. 즉 핸디캡의 수치가 낮을수록 골프를 잘 치는 사람이다. 1∼9까지 한 자리 숫자의 핸디캡 골퍼를 흔히 ‘싱글’이라고 한다.

핸디캡은 개인의 실력이 제각각임을 감안해 동등한 수준에서 게임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고안해낸 것이다. 즉 규칙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멀리건을 체계적인 형태로 승화시킨 접근으로 볼 수 있다. 원칙과 재미를 함께 살리면서 실력에 관계없이 플레이어들이 골프를 즐길 수 있게 한 것이다.

또한 핸디캡은 플레이어의 실력을 나타내는 간접적인 증거이기도 하며 게임의 공정성을 유지하는 조절계 역할을 하기도 한다. 플레이어가 정해진 핸디캡보다 잘 치면 핸디캡 조정을 한다. 핸디캡이 낮아진 플레이어와 동반자들은 다음 라운드를 기대하게 된다. 또한 서로 실력을 잘 모르는 플레이어들은 9홀이 끝난 뒤 핸디캡을 조정할 수도 있다.

멀리건을 받은 동반자가 버디나 이글을 했을 때 그린에 감도는 묘한 침묵과 어색한 웃음을 기억할 것이다. 그렇다면 멀리건을 주기보다는 정확하게 핸디캡을 정한 뒤 라운드를 시작하는 게 좋지 않을까.

구독신청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