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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레스트 검프의 애플 투자에서 배울 점

지금 증시는 천수답이다. 8월 이후 급등락이 반복되면서 난해한 시장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대외 변수 때문에 선진국 정치권과 중앙은행 조치에만 촉각을 곤두세우며 고객들의 자산을 노출시켜야 한다는 점이 괴롭다.

증시 고수에게 듣는다

그리스·독일·프랑스·이탈리아·미국의 정치 일정과 경제 일정만 꿰차고 쳐다보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났다. 어느 순간부터는 기업 분석 애널리스트들조차 거시경제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이런 와중에 9월 들어 사과 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피 말리는 증시의 대외 변수를 논하다가 추석도 다 지난 마당에 생뚱맞게 웬 사과 이야기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다 이유가 있다. 시간에 대한 투자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26일 처음으로 역전되었던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의 영예가 9월 들어 순위가 고착화되고 있다. 사과가 석유를 멀찌감치 제치고 독야청청하려는 조짐이다. 바로 애플사와 엑손모빌 이야기다. 이들은 정보기술(IT) 소프트 융합산업과 구(舊)경제 제조업을 상징적으로 대표한다. 애플 시가총액은 3800억 달러, 엑손모빌은 3500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1982년 1.37달러까지 떨어졌던 애플사 주가는 이후 87년 14.8달러까지 상승했다. 이후 애플은 우여곡절 끝에 내보냈던 스티브 잡스를 다시 영입했고 아이팟과 아이폰, 아이패드 시리즈의 성공과 모바일 플랫폼 장악에 따른 효과로 현 주가가 412달러에 이르렀다. 이 주식을 보노라면 혁신의 코드를 이해하고 함께 성장한 주주들에게 시간 가치의 힘이 얼마나 큰지 느낄 수 있다. 그런 주주들에게 애플은 딱 300배의 수익률로 보답하고 있다.

90년대 히트를 친 미국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주인공 검프가 애플에 투자하게 된 일화는 주식 투자에 중요한 교훈을 준다. 그는 이런저런 잣대를 대지 않고 살다가 평범하고도 우연한 수익의 기회를 잡았다. 사업 파트너였던 댄 중위가 검프의 자금으로 애플 주식을 산 덕분에 엄청난 부를 쌓게 된 것이다. 순진한 검프는 댄 중위가 사과 회사에 투자한 줄 알았지만 말이다. 실제 애플 주식은 그 당시에도 초창기보다 10배 이상 올랐었다.

더블딥이 도래할 경우, 또는 (우리의 예상대로) 당분간 선진국의 저성장 국면이 이어질 경우를 생각해 보자. 선진국 경제 여파로 우리나라 성장률이 3%대로 떨어질 개연성도 생각해 보자. 상황이 악화되어 2008년과 같은 금융위기에 근접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준비 없이 활황에 취해서 당했던 그때와 지금은 확연히 다르다. 버블은 실체가 없는 상태에서의 충격일 뿐이다. 따라서 공황심리로 내몰릴 필요는 없다. 현재 최악의 위기와 추가적인 위험에 대해 시장이 좀 더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인다고 할지라도 바닥은 너무 멀지도, 너무 깊지도 않을 것이라는 점은 확신할 수 있다.

국내 상황을 보면 가계와 정부의 부채가 켜켜이 쌓였지만, 기업은 사상 최고의 이익과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 점차 성장산업에 집중적으로 자금을 투입하는 현상이 강화될 것이다. 불확실성과 정책 규제의 완화 여부에 따라 그 시기의 조절이 있을 순 있지만, 결국 투자라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세계가 성장을 멈추지 않는 한 말이다.

우리는 너무 잦은 매매, 작은 이익에 대한 사소한 기대, 끊임없이 밀려오는 뉴스에 일희일비하는 가운데 가장 소중한 가치인 시간 가치와 장기적인 안목의 시장 변화에서 어느새 멀찍이 떨어져 있는 게 아닐까. 증시 격언에 ‘너무 똑똑하면 돈 못 번다’는 속담이 있다. 검프처럼 묵묵히 검소하고 겸손하게 시장을 받아들이면서 살아온 투자자들이 300배의 수익률로 보답받을 기회가 어쩌면 지금 우리 곁에 공포와 더불어 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도 시대적인 변화(모바일 변화, 이머징 성장, 자본주의 4.0, 융합기술 혁신 등)를 묵묵히 따라가고 있는 기업들은 조금씩 지수와는 별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 주식을 조금씩 매수한다면 공포가 지나간 이후에는 이들의 성장성에 대중이 주목하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여겨진다. 물론 무조건적인 장기투자는 많은 함정을 내포하고 있다. 자칫하면 무책임한 투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조적인 변화가 진행되는 장기적 흐름을 점검해 간다면 변화를 통해 경쟁적 지위를 높이는 기업을 찾을 수 있다. 아직 시장에서 본격적인 성장을 논하긴 이르다는 걸 너무 잘 안다. 그래도 너무 발밑만 쳐다보고 있기에는 가을 하늘이 참 청명하다.




서재형(47) 2004~2008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주식운용본부장을 지냈다. 지난해 말 김영익 전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과 자문사를 설립해 한 달도 안 돼 1조원이 넘는 돈을 모았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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