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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 사라진 중동 … 에르도안, 수퍼스타로 뜨다




[로이터=뉴시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gan·57) 터키 총리가 중동 지역에서 영웅으로 부상하고 있다. 2003년 3월 총리 취임 이후 터키의 정치 안정과 경제 발전, 민주 발전을 이끈 에르도안 총리는 지난주 이집트·튀니지·리비아 등 ‘아랍의 봄’ 국가 순방에서 이슬람과 민주주의를 결합한 터키식 정치체제를 아랍 국가의 롤모델로 제시했다. 이들 국가는 시민혁명을 통해 호스니 무바라크, 벤 알리, 무아마르 카다피 등의 독재자를 쫓아냈다.

그는 이슬람이라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 축출과 미국의 중동 지역에 대한 영향력 감소로 사실상 무주공산(無主空山)이 된 중동 지역의 맹주로 부상하고 있다. 지정학적으로 유럽과 중동을 잇는 터키의 지도자라는 점도 강점이다. 그는 중동에선 드물게 민주 선거로 뽑힌 지도자이자 미국·서방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 국가원수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게다가 그는 최근 들어 이스라엘을 압박하며 중동인들의 반(反) 이스라엘 정서까지 대변하고 있다. 미국 눈치를 보며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는 다른 중동 국가 지도자들과 차별화된 모습이다.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 참석한 에르도안은 20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나 ‘아랍의 봄’ 이후 새로운 중동 질서와 팔레스타인의 유엔 가입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그는 이번 방미에서 20개국의 정상과 양자 회담을 하며 아랍의 맹주로 부상한 터키의 영향력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터키 영자지 ‘투데이즈 자만’이 19일 전했다.

 에르도안의 영향력은 지난주 이집트·튀니지·리비아 순방에서 확인됐다. 방문국마다 수천 명의 지지자들이 터키 국기를 흔들며 환영하는 등 록스타 못지않은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 이집트 일간지 알와프드의 칼럼니스트 무함마드 아민은 “에르도안을 한 달만 빌려 달라”며 그의 리더십을 칭찬했다.

 그는 이번 순방에서 “이스라엘은 서방의 버릇없는 아이”라고 비판하고 “이스라엘이 지난해 5월 터키를 출발해 가자지구로 향하던 구호선을 공격한 것을 사과하고 피해자에게 배상하지 않는다면 양국 관계는 더 악화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지난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구호물품을 싣고 가던 터키 국적의 선박을 이스라엘이 급습한 이 사건으로 터키인 9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이 사과를 거부하자 에르도안은 이달 초 터키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추방하고 이스라엘과의 군사 협력을 중단했다. 이스라엘과 화해하라는 미국의 요구도 거부했다. 아흐메트 다부토글루 터키 외무장관은 지난 17일 “우리는 이스라엘을 위한 (미국의) 중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이와 함께 중동 국가들의 숙원인 팔레스타인의 유엔 가입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에르도안은 지난 13일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열린 아랍연맹 외무장관 회의에서 “팔레스타인 국기가 유엔에 휘날릴 때가 됐다. 이는 선택이 아니라 필연”이라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은 오는 23일 유엔 가입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이스라엘뿐 아니라 이스라엘의 최대 동맹인 미국이 반대하고 있다.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으로 거부권을 가진 미국이 반대하면 팔레스타인의 유엔 회원국 진입은 무산된다.

 그의 인기는 중동에서 미국과 오바마 미 대통령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과 대조된다. 오바마는 2009년 6월 카이로에서 “미국은 독립국가 건설이라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희망을 외면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중동인들을 열광시켰다. 그러나 오바마의 팔레스타인 정책이 별다른 진전 없이 표류하자 그에 대한 아랍인의 기대는 사그라졌다.

 에르도안은 집권 초기 친서방 정책을 추진했다. 그러나 터키의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입이 지지부진하고 나토에서 터키의 역할이 축소되자 중동으로 눈길을 돌렸다. 중동권은 터키의 전신인 오스만튀르크 제국(1299∼1922)이 다스리던 지역이었다. 비판론자들은 에르도안이 오스만튀르크 제국의 부활을 노리는 것 아니냐며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정재홍 기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 1954년 2월 이스탄불 출생

▶ 94~98년 이스탄불 시장 재직

▶ 98년 이슬람 시 낭송으로 세속주의 위반했다며 시장직 박탈. 6개월 투옥

▶ 2001년 정의개발당 창당

▶ 2003년 3월 총리 취임

◆오스만튀르크 제국(1299~1922)=13세기 말 아나톨리아를 중심으로 형성된 튀르크족의 이슬람 국가. 아시아·아프리카·유럽의 3개 대륙에 걸친 광대한 영토를 통치했으며 16~17세기에 전성기를 누렸다. 수도는 오늘날 터키의 대도시인 이스탄불이었으며, 튀르크계인 오스만 왕조가 대대로 제국을 통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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