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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수학이다” … 베이너 “계급투쟁”




오바마(左), 베이너(右)

“백만장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말하는 건 쉬운 일이다. 하지만 한 계층을 다른 계층과 다투게 만드는 것은 리더십이 아니다. 9.1% 실업률의 나라에 가장 필요한 건 사람들을 일하게 하는 것이다.”(존 베이너 미국 하원의장·공화당)

 “이건 계급투쟁이 아니다. 수학(math)이다. 14조3000억 달러의 재정 적자를 줄이려면 어디에선가 돈이 나와야 한다. 가난한 사람들이나 중산층에게 더 큰 부담을 지워 적자를 해소할 순 없다. 간호사나 건설노동자가 부자들보다 더 높은 세금을 내야 한다면, 그런 미국은 정의롭지 않다.”(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자 증세’를 놓고 오바마 대통령과 야당인 공화당이 거세게 충돌하고 있다. 오바마는 미리 예고했던 대로 19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이른바, ‘버핏세(稅)’로 불리는 부자 증세안을 제안했다. 그러자 두 시간 뒤 신시내티대에서 기업인들과 오찬 모임을 한 베이너 하원의장은 오바마의 제안을 “계급투쟁(class warfare)”이라고 비판했다.

  “수학”과 “계급투쟁”이란 ‘네이밍(이름 붙이기)’으로 시작된 오바마와 베이너의 논쟁은 민주당과 공화당 두 진영의 선명한 노선 대결로 치닫고 있다. 오랜 세월 양당의 노선은 증세와 감세로 갈렸다. 그 노선 대결이 ‘백만장자 증세’로 무장한 오바마의 제안으로 새로운 국면에 돌입한 것이다.

 특히 오바마는 “연간 5만 달러(약 5700만원)를 버는 건설노동자가 50만 달러(5억7000여만원)를 쉽게 손에 쥐는 사람들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하느냐”며 대중의 감성을 파고들고 있다.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하원의 벽을 뚫고 오바마의 제안이 법제화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 대통령과 여소야대 의회로 갈린 부자 증세 논쟁은 쉬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의 선거전략가인 제리 오스틴은 “지난 3년간 오바마는 중재자 혹은 협상가로 일해왔다”며 “하지만 이번 연설로 공화당이 모든 경제 해법의 걸림돌임을 선명히 했다”고 말했다. 반면 공화당의 스콧 브라운 상원의원은 “2009년 오바마는 경기 침체기에 증세는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며 “이제 와 다시 증세를 주장하는 건 갈등만 부추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론은 일단 오바마의 제안에 우호적이다. USA투데이와 갤럽의 긴급 여론조사(18일)에서는 66%가 부자 증세안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박승희 특파원 pmaster@ 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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