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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쑥부쟁이 사랑




쑥부쟁이 Aster yomena

쑥부쟁이 사랑 - 정일근(1958~ )


사랑하면 보인다, 다 보인다

가을 들어 쑥부쟁이 꽃과 처음 인사했을 때

드문드문 보이던 보랏빛 꽃들이

가을 내내 반가운 눈길 맞추다 보니

은현리 들길 산길에도 쑥부쟁이가 지천이다

이름 몰랐을 때 보이지도 않던 쑥부쟁이 꽃이

발길 옮길 때마다 눈 속으로 찾아와 인사를 한다

이름 알면 보이고 이름 부르다 보면 사랑하느니

사랑하는 눈길 감추지 않고 바라보면, 모든 꽃송이

꽃잎 낱낱이 셀 수 있을 것처럼 뜨겁게 선명해진다

어디에 꼭꼭 숨어 피어 있어도 너를 찾아가지 못하랴

사랑하면 보인다. 숨어 있어도 보인다


솥발산 무제치늪 아래 은현리 들길, 산길에 쑥부쟁이가 지천으로 피어난다. 가을 나그네의 발걸음을 붙잡는 꽃이다. 머리 조아리고 나지막이 그의 이름 부르면 숨이 멎을 듯 심장이 붉게 달아오른다. 사랑하게 되니 발길 옮길 때마다 그가 다가와 인사를 건넨다. 사랑하는 눈길 감추지 않으니 그의 꽃잎도 너끈히 헤아릴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드러나는 생명의 조화다. 지천으로 흐드러지게 피어난 꽃송이마다 생명의 사랑법이 담겼다. 쑥부쟁이 꽃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우주의 메타포로 살아난다. <고규홍·나무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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