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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의 전쟁’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사진 왼쪽)와 래리 페이지 구글 CEO(오른쪽)가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 법원에 출두하고 있다. 두 회사는 특허 침해 소송중이다.

두 ‘래리’(Larry)가 법정에서 만났다. 특허 침해 소송 중인 래리 페이지(Larry Page) 구글 최고경영자(CEO)와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 오라클 CEO가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연방법원에 공동 출두했다. 오라클이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체제(OS)가 자사의 자바(Java)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제기한 소송과 관련해 미 연방법원이 양사 CEO가 법정에서 만나 화해하라고 명령한 데 따른 것이다. 변호사·임원진과 함께 법정에 나타난 양사 CEO는 법정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의 질문 공세를 받았다. 하지만 소송과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은 채 법정으로 들어갔다. 법정에 먼저 도착한 페이지는 “생산적인 날이 되기를 기대한다”고만 짧게 말했다. 뒤이어 도착한 엘리슨은 “최선을 다하겠다”고만 답한 뒤 법정으로 들어갔다. 재판은 10시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날 재판은 우여곡절 끝에 치른 것이다. 법원은 7일 정식 재판 전에 두 회사가 합의하길 요구했으나, 양사 CEO가 다른 임원을 보내기로 하자 두 CEO가 직접 나오도록 소환한 바 있다.

 이들의 만남에 대해 스콧 대니얼스 특허 전문 변호사는 “냉전을 끝내기 위해 정상회담에서 만난 소련의 (미하일) 고르바초프와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같다”고 평했다.

 하지만 협상은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리콘밸리 전문지 머큐리뉴스는 “협상 끝에 합의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양사 CEO가 서로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엘리슨 CEO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자바의 특허를 침해한 데 따른 로열티를 요구했으나 그 액수가 크다며 페이지 CEO가 거부했고, 그 뒤로 협상이 진척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오라클은 지난해 8월 “구글 안드로이드가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하는 모바일용 OS가 되는 과정에서 자사가 소유한 자바 프로그래밍 언어 특허를 침해해 수십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구글은 “안드로이드가 오라클에 인수된 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만든 무료 소프트웨어를 일부 사용했지만 특허는 침해하지 않았다”며 반박했다.

 오라클의 소송은 구글엔 창사 이래 제기돼온 소송 중 가장 큰 위협이었다. 오라클이 스마트폰 한 대당 15달러의 로열티를 요구하고 있는 데다 60억 달러의 보상금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반면, 구글은 1억 달러만 보상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리서치인모션(RIM)·소니 같은 제조사는 이미 오라클에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다.

 업계에선 구글이 오라클에 로열티를 지불할 경우 삼성전자 갤럭시S를 비롯한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이 오라클에 지불해야 하는 로열티 일부를 스마트폰 제조사에 전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HTC 같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로열티 공세에 무릎을 꿇은 바 있다.

 법원은 두 회사 CEO가 이달 말까지 몇 차례 더 법원에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소송에 대한 판결은 10월 30일 내려질 예정이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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