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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추행 하루 60건 … 혼자 사는 여성 220만명 떤다

성폭력사범이 3년 만에 33%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노철래(미래희망연대) 의원에 따르면 전국 일선 검찰청에 사건이 접수돼 수사를 받은 성폭력사범은 지난해 2만1116명으로 2007년(1만5819명)에 비해 33.5% 늘었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2005년 6월부터 올 7월까지 제자·청소년 상대 성범죄를 저지른 교사도 41명이나 됐다. 특히 2009년 조두순 사건과 지난해 1월 김길태 사건 등 연이은 흉악 성범죄 사건으로 처벌이 대폭 강화된 지난해에도 오히려 15.6%로 연평균 증가율(8.4%)의 두 배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성범죄자에 대한 전자발찌 착용 확대와 화학적 거세 등 강도 높은 성범죄 대책이 시행되고 있음에도 성범죄가 줄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 성북경찰서는 대학가 원룸에 들어가 여대생을 흉기로 위협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임모(37)씨를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임씨는 길 가는 여성들에게 상습적으로 자신의 은밀한 부위를 노출하고 창문을 통해 여성의 알몸을 촬영한 혐의도 받고 있다. 원룸촌에서 언니와 함께 사는 대학생 유모(23)씨는 이런 기사를 접할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지난해 7월 밤 거리에서 자신을 계속 뒤쫓아오던 중년 남성에게서 겨우 도망친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유씨는 “성폭력 사건이 일어났다는 뉴스가 잇따를 때면 우리나라가 ‘성범죄 공화국’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범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는 비율은 2001년 21.7%에서 2009년 35.4%로 크게 증가했다. 이 연구원의 윤정숙 부연구위원은 “도시에서 혼자 사는 여성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성범죄에 노출될 위험이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여성의 취업률이 증가함에 따라 도심에서 혼자 직장을 다니는 1인 여성 가구가 늘고 있다”며 “가족의 울타리 안에 있을 때보다 여러 범죄에 맞닥뜨릴 확률이 크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는 2000년 220만 명에서 지난해 410만 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 가운데 여성 1인 가구는 지난해 220만 명에 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주택에 침입해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범인들 중 상당수는 혼자 사는 여성의 집을 사전에 철저히 탐색한 뒤 범행을 한다”고 말했다. 창문을 통해 보이는 빨래 건조대에 여성의 속옷만 걸려 있는 경우 범죄의 목표가 되기 쉽다. 최근엔 부동산 직거래 카페에 올려놓은 글을 보고 여성 혼자 산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도 있다.

  강북서 이병우 형사과장은 “1인 가구가 주로 모여 사는 다세대주택이나 원룸 등은 다닥다닥 붙어 있어 외부인의 침입이 쉽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문단속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교육 제자리걸음 속 ‘성 상품화’ 문화 확산=성범죄 급증 원인을 성교육은 제자리걸음을 하는 가운데 각종 매체를 통한 성 상품화와 성 개방 풍조가 급속히 이뤄지는 데서 찾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경찰대 박지선(범죄심리) 교수는 “일부 ‘걸그룹’ 등이 ‘엉덩이춤’ 등 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춤을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대중은 여기에 열광한다”며 “이런 사회 분위기가 지속되면 성 윤리 정립이나 충동 제어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소한 여성 그룹 멤버 중 미성년자에 대해선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히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보급으로 음란물에 대한 접근이 예전에 비해 쉬워진 것 역시 한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성폭력상담소 김두나 기획조직국장은 “최근 문제가 된 군대 내 성추행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인권에 대한 감수성이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사회 분위기도 문제”라고 했다. 윤정숙 부연구위원은 “현재 시행되고 있는 신상공개, 화학적 거세 등이 교정 시설 내에서의 교화 프로그램과 효과적으로 결합될 때 재범 방지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지혜·정원엽·이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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