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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리 타고 빵집 간판 청소 … 고속 승진 사다리 탔다

양종춘(32) 파리크라상 반포서래점장은 회사에서 ‘사다리맨’으로 통한다. 2003년 4월 고졸 판매사원으로 입사해 매장에서 일하던 시절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간판을 닦는 성실함으로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점포를 순회하던 회사 임원의 눈에 띈 그는 2005년 11월 정규직 사원이 됐다. 양 점장은 “아무도 시키지 않은 일을 자발적으로 한 것을 회사에서 좋게 봐준 것 같다”며 “학력은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리바게뜨·던킨도너츠·파리크라상으로 유명한 SPC그룹에는 양씨처럼 고졸로 입사해 정규직으로 전환한 사례가 많다. 2008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뽑은 2430명의 정규직 중 고졸 입사자가 1040명(43%)이다. 윤인상 파리크라상 인사팀장은 “고졸 출신 정직원은 적응력이 뛰어나고 목표 의식이 뚜렷하다”며 “각 분야에서 열정·주인의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학력을 가리지 않고 채용한다”고 설명했다.

 양씨는 SPC가 꼽은 고졸 출신 고속 승진자 중 한 명이다. 그가 꼽은 성공 비결은 성실함. 그는 파리크라상 강남점 영업 시간을 늘린 직원이다. 평일 오후 11시까지 영업하던 것을 자정까지, 주말 오전 1시까지 일하던 것을 2시까지 늘렸다.

 “손님이 찾는데 퇴근 시간이라며 문을 닫긴 싫었습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팔자’는 생각으로 욕심을 내다보니 어느새 새벽이더라고요. 그런데 이젠 강남점이 새벽까지 문 여는 걸 손님들이 다 아니까 바꾸고 싶어도 바꿀 수가 없어요.”

 양은영(28) 파리바게뜨 안양 범계로데오점장은 서비스만큼은 대졸보다 자신 있다고 말한다. 그는 “팥빙수를 먹다가 이가 부러진 손님을 팥빙수 단골로 만든 적도 있다”며 “불같이 화를 내던 손님도 치과까지 따라가 인사 드렸더니 마음을 열더라”고 털어놨다. 그는 “판매사원 출신인 덕분에 매장 직원들의 마음도 잘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가 점장으로 있는 안양 범계로데오점은 지난해 11월 문을 연 후 16명의 아르바이트생이 한 명도 그만두지 않았다. 그는 “대졸 공채 틈에서 살아남는 게 쉽지 않았다”며 “고졸 사원들에게 롤모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조원석(36) 파리크라상 직영점포 관리담당 대리는 2001년 6월 입사한 남자 판매사원 1기 출신 열 명 중 유일하게 남았다. 그는 직원일 때부터 ‘나는 점장이다’는 생각으로 일했던 것을 2002년 7월 정직원으로 승진한 비결로 꼽았다. 그는 “사원이라면 흔히 시키는 일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나는 늘 점장처럼 생각했다”며 “2007년 12월 회사 최초로 ‘케이터링’ 서비스를 기획한 것도 그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케이터링 서비스는 샌드위치·커피 같은 간단한 먹거리를 작은 매대에 차려놓고 서비스하는 ‘이동 점포’를 떠올리면 된다. SPC는 조 대리의 아이디어를 벤치마킹해 서비스하고 있다.

 이영주(26) 던킨도너츠 코엑스점장은 ‘2007년 크리스마스 케이크 최대 판매상’ 수상자다. 윤인상 인사팀장은 “전국 1등을 했을 정도로 적극적인 영업 마인드가 정직원 승진 비결”이라며 “정직원 이상으로 책임감이 강하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 점장은 외국인이 많이 찾는 명동점에서 일할 때 영업을 잘 하기 위해 영어 학원을 다니기도 했다. 윤 팀장은 “고졸사원이 정직원이 되기 위해서는 얼마나 현장에 충실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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