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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전력대란, 스마트그리드가 해답




문승일
서울대 공과대 교수


지난 수십 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값싸고 질 좋은 전기를 사용해온 우리 국민에게 지난 15일 발생한 전국적 정전 사태는 너무나 당혹스럽고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예고도 없이 시행된 정전으로 엘리베이터에 갇혀 공포의 시간을 보내야 했던 사람이 적지 않았고 수족관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죽어서 떠오른 물고기를 속수무책으로 바라보아야만 했던 사람도 있었다.

 정부는 이번 사고의 원인을 조사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지만 아직 근본적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 못해 국민의 마음은 지금도 불안하기만 하다.

 사고 다음 날인 16일에도 우리나라의 전력 사용량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더 늘어나 하마터면 전날의 전력 대란이 재현될 뻔했다.

 더욱 염려스러운 것은 이번 사고로 인해 전력계통을 운전하는 현장 운영자의 자율적 판단 능력이 위축될 우려가 생겼다는 것이다. 또 정기적으로 예방점검을 받아야 할 발전기들이 제때 정비를 받지 못한 채 가동될 가능성도 커졌다.

 다가오는 올겨울에 또다시 지난해와 같은 한파가 몰아친다면 우리나라가 이번 사고와는 비견할 수도 없는 엄청난 전력대란에 처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전설비를 충분히 갖추어 공급능력을 확충하는 상식적 방법이 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이 방법을 적용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우선 발전설비 건설에 많은 시간이 소요돼 시기에 맞추어 건설하기가 어렵다.

사실 환경적 제약으로 인해 현재 계획돼 있는 설비들조차 건설 장소를 찾기가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이제 새로운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 먼저 국민에게 전력소비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면서 이번과 같이 정전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정전을 예보해야 한다. 아울러 앞으로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발전소 대신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설비를 더욱 늘려 나가야 하고, 전기자동차나 배터리를 도입해 남는 전력을 저장해 두었다 부족할 때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전기요금이 시장기능에 의해 결정되도록 한다면 수요가 늘어날 때에는 전기요금도 함께 올라가 최대 수요가 줄어들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일을 가능하게 하려면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전력망보다 더 똑똑한 전력망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스마트 그리드다.

 2009년 우리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의 일환으로 우리나라 전력망을 세계 최초로 스마트 그리드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 계획에 따라 제주도 구좌읍에 스마트 그리드 실증단지가 만들어졌고 올해에는 ‘지능형 전력망 구축 촉진법’이 제정되어 그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 스마트 그리드는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앞으로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대한민국 전력망이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 그리드로 다시 태어나 국민이 정전 없는 전기를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추진을 촉구한다.

문승일 서울대 공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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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