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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원 대기자의 경제 패트롤] 중국의 애플 따라잡기




곽재원
대기자


미국의 거대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가 무너지면서 촉발된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3년-. 세계 경제는 각국의 재정·금융정책이 거의 소진된 가운데 표류하고 있다. 미디어들은 ‘미국-초강대국의 몰락’ ‘일본-신쇠퇴국가’ ‘유럽-유로의 파탄’이라는 회의적인 표제를 쏟아내고 있다. 중국만 자본수출국으로 업그레이드시켰다.

 리먼 쇼크 이후 세계 경제에서 나타난 가장 큰 특징은 기업에서 발견된다. 기업의 부침이 국가 경제의 성장과 후퇴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각국이 신보호주의정책과 친기업전략을 부쩍 강화하고 있는 이유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 최신호(9월 12일자)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가장 수익력이 높은 우량 기업 50개사 가운데 중국 기업이 23개사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일본 기업은 이 잡지가 발표를 시작한 2005년 이래 처음으로 한 곳도 끼지 못했다. 2005년에 도요타자동차와 마쓰시타전기(현 파나소닉) 등 13개사가 뽑혔었다. 중국은 지난해 16개사가 올랐었다. 한국 8개사, 인도 7개사가 중국의 뒤를 이었다. 일본세의 몰락을 극명하게 보여 준다.

 중국기업연합회(인민일보 온라인 9월 5일자)에 의하면 세계 기업 상위 500개 가운데 최근 10년간 중국(본토) 기업은 10개에서 올해 58개로 급증했다. 중국 경제가 글로벌 경제의 진입 단계에서 견인하는 존재로 부상했음을 보여 준다. 실제로 중국 대기업의 지위는 대폭 향상돼 2002~2011년 중국 기업 500개사 영업수익의 연평균 증가율은 22%로 같은 기간 세계 기업 500개사의 6.9%, 미국 기업 500개사의 4.1%를 대폭 상회했다. 그러나 세계 연구개발비 투자의 80%, 기술 이노베이션의 70%, 기술 이전의 60%가 세계 기업 상위 500개사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기업의 기여도는 매우 낮아 아직 중핵적 경쟁력은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편 리먼 쇼크 후 3년간 세계 주요 기업의 시가총액은 어떻게 변했을까. 닛케이신문의 파이낸셜 주가 분석(9월 16일자)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금융 부문이 쇠락한 반면 약품·식품 등 수익이 견조한 기업에 자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 애플사가 27위에서 수위로 부상하는 등 정보기술(IT) 분야의 기술혁신을 높게 평가했다. 구글은 26위에서 16위로, 아마존닷컴은 217위에서 41위로, 삼성전자는 72위에서 43위로 크게 오른 반면 닌텐도(86위→341위)·소니(204위→403위) 등 일본 기업들은 대거 후퇴했다.

 이들 분석을 종합하면 세계 주요 기업의 부침이 이미 10년 전 드러나기 시작했고, 리먼 쇼크를 계기로 양극화가 뚜렸해졌다는 점이다. 앞으로 미국과 중국, 일본이 펼칠 산업정책과 기업전략은 애플사를 보는 시각의 차이에서 분명히 감지된다. 미국 글로벌 기업은 지난 10년간 해외 전개를 가속화하며 미국 내 고용을 줄여 왔다. 예컨대 애플사의 직원은 5만 명을 약간 밑돌지만 이 회사 제품을 만드는 대만의 훙하이정밀공업은 중국을 중심으로 100만 명 고용을 유지하고 있다.

 오바마 정부가 최근 발표한 ‘바이 아메리칸 정책’과 ‘중소기업 지원대책’은 빼앗긴 고용을 되찾는 것이다. 약 60년 만의 특허법 개정도 친기업전략의 상징이다.

 중국은 500대 기업 중 국유기업이 3분의 2를 차지하고 민간 기업이 3분의 1에 머물러 국유 대기업과 민간 대기업과의 규모 차가 매우 크다는 점을 인식해 ‘나라보다도 자산이 많은 애플사 같은 기업을 키우자’는 기치를 내걸고 있다. 미 정부의 부채가 8800억 달러이고 장부상 자산이 448억 달러밖에 남아 있지 않은 반면 애플사는 부채 없이 잔액이 463억 달러라는 데이터에 주목한다. 국가의 부(富)와 기업의 부를 같이 보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글로벌 브랜드화, 중핵기술, 세계적인 공급체인, 장기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보다 선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일본은 새로운 산업진흥책을 기둥으로 삼는다. ‘애플 같은 시장 창조형 기업이 왜 없는가’라는 본질적인 의문을 제기하며 에너지와 건강의료 분야 등 새로운 산업의 주역을 키우려 하고 있다.

 높은 파고를 헤치며 해도(海圖) 없는 항해를 해야 하는 한국 기업의 전략은-.

곽재원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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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