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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카와 친구 된 어르신, 혈색 참 좋으시네요

#2년 전 하모니카 연주를 처음 시작한 최진현(62·울산시 야음동)씨. 그는 밤잠을 설칠 정도로 발작성 기침을 하는 천식환자였다. 젊었을 땐 등산 매니어였지만 천식이 재발한 뒤부터 산을 오르는 것도 힘들었다. 하지만 우연히 짐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하모니카가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어렸을 때 추억이 생각나 무심코 하모니카를 불기 시작한 것. 그런데 3개월이 지났을 때부터 기침 횟수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덕분에 최씨는 중단했던 등산을 다시 시작했다.

#9년째 하모니카를 불고 있는 김광용(60·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씨는 하모니카의 최대 장점을 사람과의 소통으로 꼽는다. 전원생활을 위해 도시를 벗어났을 때 어릴 적 부르던 노래를 하모니카로 연주하면서 이웃과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하모사랑’이라는 인터넷 카페를 통해 만난 사람들과 매주 어울리다 보니 나이가 들면서 나타났던 우울감도 자취를 감췄다.







인터넷카페 ‘하모사랑’ 동호인들이 아일랜드 민요 ‘대니보이’를 연주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언(68), 손복희(여·61), 김광용(60) 씨. [권병준 기자]







하모니카는 추억을 부르는 ‘마음의 악기’다. 변변한 악기를 구하기 힘들었던 과거에도 하모니카 하나 정도는 소장하는 사람이 많았다. 지난 6월, 골든에이지 포럼이 주최한 ‘고령자를 위한 하모니카 건강 증진 세미나’에 500명 이상의 고령자가 참여한 것도 이런 ‘추억’ 효과가 크다. 주목할 점은 하모니카가 주는 건강 효과다. 골든에이지 포럼 김일순 회장은 “하모니카는 날숨과 들숨을 모두 이용하는 유일한 악기”라며 “수면무호흡증·천식·우울증 등 다양한 질환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고 말했다.



 호흡을 주관하는 폐는 나이가 들면서 쪼그라들고 운동성이 낮아진다. 노인이 되면 가쁜 호흡을 하는 이유다. 이럴 때 들숨·날숨 같은 호흡법이 증상을 완화시킨다.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윤종률 교수는 “하모니카를 불면서 ‘깊은 숨쉬기’ 운동을 하면 기관지가 확장되면서 폐 기운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호흡 재활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



 만성폐쇄성 폐질환 증상을 호전시키는 효과도 있다. 윤 교수는 “연주를 통해 고여 있던 가래가 배출되면서 폐질환을 예방한다”고 말했다. 실제 2008년 미국음악치료연맹 학술대회에선 만성 폐질환자를 대상으로 주 1회 하모니카를 불게 했더니 증상이 10% 이상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수면무호흡증 치료에 활용되기도 한다. 그동안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증상 완화를 위해 작은 공이 들어 있는 도구를 불어 기도를 확보하는 치료법을 이용했다. 경희대치과병원 구강내과 홍정표 교수(대한하모니카협회장)는 “하모니카는 이런 원리를 이용해 환자의 기도를 균일하게 확장하는 것”이라며 “노래를 저음 위주로 편곡해 불게 한다”고 말했다.



 하모니카를 불 때 공기를 마시면 횡격막이 하강하고, 폐가 확장돼 3억 개 정도의 허파꽈리에서 산소와 탄산가스 교환이 활발해진다. 하모니카를 불고 나면 혈중산소 농도가 약 10%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모니카는 혀와 입술·호흡을 조금씩 변화시켜도 음이 달라지므로 세세한 표현이 가능하다. 그만큼 미묘한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 홍 교수는 “항상 호주머니에 작은 하모니카를 넣고 다닌다”며 “길이 막히거나 짜증이 날 때 하모니카로 감정을 표출하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밝혔다.



 완주의 환희와 성취감은 다른 작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긴장감과 불편한 감정을 연주를 통해 해소하기 때문이다. 이화여대 음악치료학과 정현주 교수는 “하모니카는 어렸을 때 누구나 한번쯤 접해본 악기이므로 이런 효과가 더 크다”고 강조했다. 미국 하모니카 국제건강증진위원회 윤성희 위원장도 “임종 직전에 할머니가 하모니카 소리에 눈물을 흘리면서 웃는 것을 본 적이 있다”며 “과거를 회상하게 만드는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사회복지법인 ‘헬렌켈러의 집’에서 장애 아동과 하모니카 수업을 하는 대한하모니카협회 옹순영(34·여) 강사는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 효과는 탁월하다”고 강조했다. 옹 강사는 “시력이 떨어진 아이들은 건반악기엔 흥미를 보이지 않지만 하모니카는 첫 반응부터 달랐다”며 “고령자에게도 이 점이 똑같이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병준 기자















하모니카를 배우고 싶다면



하모사랑(cafe.daum.net/harmolove)

대한하모니카협회(www.harmoni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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