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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설(世說)] 반값 등록금과 반값 정치







김기연
점동초등학교장




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의료, 반값 등록금 등은 정치적 의미의 유토피아적 이상주의(Utopianism)는 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현실적으론 천국이나 낙원은 아닌 것 같다. 해질녘 어물전에서나 들림직한 ‘반값’과 ‘무상’의 호가(呼價)에는 언어적 품위도, 정책적 실리도 없어 보인다. 정치권이 자기들 편리한 대로 말의 성찬(盛饌)을 쏟아내고 있다. ‘기교(技巧)정치’의 냄새를 짙게 풍기는 수사(修辭)일 뿐이다. 어차피 발정 난 코끼리들끼리 싸우면 언제나 다치는 것은 발 밑의 풀이다. 민초(民草)들이다. 민생은 표류하고 국가전략은 실종된 것 같다.



 특히 젊은 개혁 세대라고 내세우는 정치인들이 더 한심하다. 자신의 실력과 열정으로 국민을 감동시키기보다는 선배 세대의 정치가 보여줬던 낡은 곡들을 모창(模唱)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북한 김일성의 유훈 통치에서의 학습효과인가. 사망한 전직 대통령의 묘 앞에 가서 ‘당신의 가치와 정신(?)이 어떻다’고 하면서 적자 논쟁을 벌이느라 정작 자신의 정치철학과 역량에 대한 한계를 의심받고 있다.



 눈을 밖으로 돌려 보자. 정치 선진국인 유럽의 국회의원들(독일·스웨덴·노르웨이·덴마크 등)은 무보수 명예직이다. 국회 의사당 앞 풍경을 보면 자전거나 봉고차를 대여해 출근한다. 덴마크의 예를 보면 국회의원 181명 중 40% 정도가 여성이다. 이들은 앞부분에는 시장 바구니가, 뒤에는 아이를 태울 수 있는 의자가 있는 자전거를 탄다고 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기초의원에게도 상당한 급여를 주고 있다. 광역의원은 기초단체의 부단체장 급에 준하는 보좌관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기초·광역, 국회의원)의 세비를 유럽의 여러 나라처럼 무보수 명예직으로 전환하자는 국민투표 한번 붙여 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의사당이 물론 성소(聖所)는 아니다. 하지만 그곳은 나름의 매너와 에티켓을 요구할 각각의 고유한 공간 윤리가 있다. 그러나 국민을 위한다는 그들 때문에 오히려 국민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주객이 전도된 것 아닌가. 우리나라는 국회의원 299명, 광역의원 761명, 기초의원 2888명이다. 차기에 일몰 예정인 교육의원은 77명이다. ‘반값 정치’는 현란한 구호가 아니고 미묘하고 난감한 퍼즐도 아니다. 얼마든지 실현 가능한 개혁과제다.



김기연 점동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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