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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외치는 공화당 오바마에 득 될까 겁내 법 통과 놓고 저울질

공화당 대선 후보들이 7일 방송토론회에서 고용창출 문제를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낸시 레이건 여사도 참석했다. [시미밸리 AFP=연합뉴스]
미국 정치의 급선무가 최근 예산 문제에서 일자리 창출로 바뀌었다. 일자리 문제가 최고의 어젠다가 된 것은 올해 노동절인 5일 이후 대선 대장정이 비공식적으로 개막한 것과 연관이 깊다. 미국의 1400만 실업자는 14개월 후 치러지게 될 대선의 유권자들이기도 하다.

정치에 발목 잡힌 미국 일자리 창출

백악관 예산국의 1일 발표에 따르면 내년 실업률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9%다. 2017년이 돼야 5% 정도로 줄어든다. 8월에는 일자리가 한 개도 늘지 않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제로 대통령(President Zero)’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다. 공화당은 오바마를 ‘단임 대통령’으로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8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행한 연설에서 일자리 중심의 경제 활성화 방안인 ‘미국 일자리 법안(American Jobs Act·AJA)’을 제안했다. 인프라·에너지·교육에 대한 투자를 일자리 창출의 주요 수단으로 삼고 있는 오바마는 연설에서 “한국은 교사를 늘리는 데 우리는 줄일 수 없다”고 호소했다. 그는 2009년 10월 상·하원 합동 연설로 건강보험개혁 문제를 정면 돌파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오바마의 요구대로 법안이 조속히 통과하려면 이번에도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의 협조가 절실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입버릇처럼 “당(黨)보다 나라를 우선시하라(put country before party)”는 말로 공화당에 초당정치를 주문하고 있다. 이번 연설에서도 그는 법안의 모든 내용이 이미 민주당과 공화당이 지지해온 것들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나 민주·공화 양당의 공감대는 자유무역협정(FTA)을 한국·콜롬비아·파나마와 체결하는 것 등 몇 가지에 그친다. 3국과 FTA 체결로 백악관은 새 일자리 25만 개를 기대한다. 공화당의 예상은 25만에서 200만 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초당파 정책을 펴야 하지만 공화당은커녕 당내외 지지층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도 쉽지 않다. 지지자들 중에서도 지나친 타협으로 ‘오바마가 공화당이 다 됐다’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6일 68개 진보 단체는 오바마에게 공동 서한을 보내 “협상 의지가 없다는 것을 수차례 보여준 이념적 소수에 호소하기 위해 고안된 어중간한 정책을 탈피해야 한다”며 보다 민주당적인 정책을 주문했다.

흔들리는 지지자들에게는 ‘미국 일자리 법안’의 규모부터 어중간하다. ‘미국 일자리 법안’에는 약 4500억 달러 규모의 재원이 소요된다. 연설 전에 언론에 흘러나온 3000억 달러, 4000억 달러보다는 많으나 4500억 달러는 민주·공화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초당파정책센터(BPC)가 6일 주장한 6400억 달러에도 훨씬 못 미친다.

민주당은 공화당이 ‘미국 일자리 법안’을 사보타주해 내년 대선 승리에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려고 한다고 의심한다. 사실 공화당 정치인들은 ‘미국 일자리 법안’이 발표되기도 전에 언론이 미리 보도한 내용을 근거로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오바마 집권 후 8250억 달러가 들어간 경기부양책과 마찬가지로 새 구상도 실패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인기가 바닥인 것은 오바마나 공화당이나 마찬가지다. 여론조사에서 공화당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30%도 안 된다. 공멸을 피하려면 공화당도 일자리 문제를 외면할 수 없다.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일자리 법안’ 연설을 공화당 후보들의 7일 방송토론회와 같은 시간대에 잡은 것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오바마는 결국 연설을 하루 늦췄다.

7일 캘리포니아 시미밸리에 있는 로널드 레이건 기념 도서관에서 개최된 방송토론회에서는 오바마와 모의투표상으로 박빙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와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주인공이었다. 나머지 후보 6명은 들러리 같았다.

방송토론회는 정당정치와 일자리 창출의 함수관계가 당내 사정으로 어떻게 더 복잡하게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토론자인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은 “공화당 후보들끼리 싸우게 하고 오바마를 보호하려는 언론 매체의 노력을 여기 있는 내 동료들이 물리치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호소는 먹히지 않았다. 후보들은 상대편은 물어뜯고 자신은 일자리 창출의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주장에 개연성이 실린 것은 단연 릭 페리였다. 3월에 선두주자가 드러나는 통상적인 경우와 달리 초반 윤곽이 잡힌 것은 릭 페리 주지사의 8월 출마를 선언한 이후다. 대선전에 뛰어들자마자 페리가 롬니를 제치고 앞서나가기 시작한 것도 자신이 ‘미스터 일자리’라고 주장할 수 있는 페리의 실적 덕분이다. ‘석유 덕분’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페리의 10년 주지사 임기 중 10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다. 소위 ‘텍사스의 기적’이다.

페리는 8월 6일 휴스턴에서 3만 명이 모인 복음주의 기도회에 참석했다. 일각에서 종교 편향, 정교분리 위배를 거론했다. 그는 기후 변화에 대한 주류 과학을 인정하지 않는다. 텍사스 A&M에 다닐 때 학점이 신통치 않아 ‘지적인 지도자’는 아니라는 평가도 나왔다. 8월 16일에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통화 팽창 정책에 대해 ‘배신·반역’ 운운하며 가파른 발언을 해 보수 논객인 칼 로브마저도 “대통령 후보답지 않은 발언”이라고 일침을 놨다. 이런 흠집에도 불구하고 페리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일자리 만들기 능력이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자질이라는 것을 방증한다.

‘장사 잘한다고 일자리 잘 만드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지만 사업가로 성공한 바 있는 롬니도 일자리 대선에 대비하고 있다. 그는 6일 네바다에서 일자리 연설에서 59개 조, 160쪽에 달하는 일자리 방안을 발표했다. 롬니는 4% 경제 성장과 일자리 150만 개를 약속했다. 롬니가 주장하는 지출 축소, 감세, 규제 완화 외에 주목되는 것은 중국에 대한 압박이다. 그는 “중국과 무역 전쟁을 하지는 않겠지만 무역 항복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12일 CNN이 개최하는 티파티-공화당 토론회가 열린다. 공화당 대선 주자들이 다시 출동한다. 재정 지출 축소와 증세 반대를 주장하는 티파티가 오바마의 일자리 법안에 선뜻 동조할 가능성은 낮다. 티파티는 오바마의 ‘미국 일자리 법안’이 넘어야 할 큰 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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