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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환경·재생· 녹색문명 이끄는 ‘그린칼라’가 대세

10년 후에는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 파괴와 사막화, 해수면 상승, 태풍·홍수·지진 같은 기상이변, 신종 전염병 등이 빈번히 발생할 것으로 많은 전문가는 전망한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친환경 산업구조 재편이 가속화되고, 국제적 환경 규제가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친환경 재료·소재 등 새로운 환경시장이 대두하는 한편 환경 규제가 생산·유통망의 전 영역으로 확산될 것이다. 자원 고갈(에너지·식량·물)에 대한 위기감으로 에너지원의 다양화, 신재생에너지 연구·투자가 빨라질 것이다. 한마디로 자원 확보 경쟁이다.

중앙SUNDAY 창간 4주년 기획 10년 후 세상 <24> 직업의 변화

이에 따라 해양에서 대기·토양에 이르기까지 기후변화와 자연재해를 종합적으로 예측하고, 재난 발생을 관리할 수 있는 ‘자연재해 관리자’가 각광받을 것이다.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 등으로 신종 질병이나 이미 사라졌던 전염병들이 인류를 괴롭히면서 ‘질병 겸역관’에 대한 수요 또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기후변화로 물 부족 현상이 곳곳에서 발생하면 물을 관리하는 직업도 유망해질 것이다. 수자원 고갈과 깨끗한 물에 대한 욕구는 석유자원 못지않게 중요성이 부각될 것이다. 수자원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물 거래업자’가 성업할 것이다.

에너지 자원의 고갈에도 불구하고 대체에너지 기술 진보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기존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돕는 ‘자원 절약 전문가’ ‘리사이클링 전문가’들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특히 인간의 노동력이나 태양광·풍력·조력 등 가공되지 않은 자원으로부터 생기는 에너지를 손실 없이 저장하고 전달할 수 있는 ‘배터리 기술자’들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석유자원의 고갈과 배터리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전기자동차 같은 연료절약형 자동차의 대중화를 앞당길 것이다. 차체 무게를 줄이고, 부품 수를 대폭 줄이고 구조를 단순화한 연료절약형 자동차의 등장은 자동차산업에 지각 변동을 일으킨다. 안전성 문제는 남아 있겠지만 소규모 차량 정비소나 개인들은 온라인상점을 통해 구입한 자동차부품을 직접 조립해 보급할지 모른다. 오래전부터 조립PC를 만들어 온 것과 비슷하다.

사막화, 기상 이변, 바이오에너지의 확대 때문에 경작지 면적이 급감할 경우 식량 문제는 더 악화될 것이다. 유전자변형(GMO)을 한 농산물·가축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가 확대되면서 전문인력 수요는 늘어나지만 사람들은 유기농식품을 더 선호할 것이다. 따라서 고층빌딩 형태의 수직농장을 임차해 유기농식품을 생산·판매하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늘어날 것이다.

고층빌딩 수직농장서 유기농 식품 생산
인구구조의 변화, 특히 고령화 추세는 필연적인 미래라고 단언할 수 있다. 특히 한국 사회의 고령화는 저출산 추세와 맞물려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함께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을 촉진해 2020년 이후 한국은 고령화와 함께 다민족화의 특징을 보일 것이다. 고령화사회가 되면 노인 복지비용은 증가하고 현역 세대의 부담은 가중될 것이다.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 간의 세대 갈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또 외국인이 대량 이주하면 내·외국인 간의 경제·문화적 갈등도 고조된다.

고령화사회는 ‘실버산업’의 성장을 촉진하는 요소로도 작용한다. 고령자의 건강·편익·안전을 위한 노인친화형 제품을 만드는 제조업은 물론 고령자를 위한 의료·금융·교육·여가·돌봄과 같은 서비스 분야에서도 다양한 직종이 생겨난다. 고령자의 건강·미용을 관리하는 ‘노인 건강 및 에스테틱 관리자’, 고령자들의 치매 예방과 기억력을 증진시켜 주는 ‘기억력 증강 정신과 의사’, 고령자의 교육·취업·엔터테인먼트를 상담해 주는 ‘실버라이프 설계사’, 노인들이 평화롭고 영예롭게 삶을 마감하도록 도와주는 ‘황혼 준비 도우미’ 등의 출현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아울러 세대 갈등과 노인 소외에 지친 고령자, 한국 사회·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외국인을 위한 ‘소셜네트워킹 관리자’ 혹은 ‘사회생활 치료사’ 등의 부상도 전망된다.

나노 의사, 유전자정보 감별사도 부상
과학기술의 발전은 향후 10여 년간 정보기술(IT), 나노·바이오·유전자공학 등의 융·복합기술에 의해 한층 가속화된다. 이는 산업구조와 경제활동, 삶의 방식 등 개인의 직업과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유전자·바이오기술과 융합된 나노기술의 발전은 다양한 분야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수 있다. 필연적으로 과학기술 발전의 오남용 및 부작용으로 인한 윤리적 문제가 대두된다.

IT·바이오·나노기술의 융합발전은 심장·콩팥·간 같은 인간 장기를 실험실에서 배양해 이식하고, 팔다리와 같은 신체 일부분을 대체할 수 있는 맞춤형 인공기관의 시대를 가능케 하고 있다. 이런 연구는 상용화 단계만 남겨 두고 있다.

실제로 미국 미네소타대의 도리스 테일러(Doris Taylor) 교수팀은 장기에서 세포를 채취해 심장으로 배양하는 데 성공했으며,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웨이크 포리스트 대학의 세이 소커(Shay Soker) 교수팀은 쥐의 단백질에 인간 줄기세포를 이식해 간으로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스웨덴의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파올로 맥치아리니(Paolo Macchiarini) 교수는 환자의 골수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후두암 환자에게 인공기도를 성공적으로 이식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고려대 이상훈 교수팀은 마이크로 유체 칩과 컴퓨터 제어기술을 활용해 화학물질이나 세포 등을 섞어 10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극세사를 대량생산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런 극세사는 인공장기 제작과 손상된 신경 복구 등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힘입어 10년 후 인공장기의 제조·판매 및 애프터서비스센터의 등장을 예상할 수 있다. 향후 10여 년간 의료 분야에서 다양한 직업이 출현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예를 들어 나노기술을 치료에 활용하는 ‘나노 의사’, 질병 치료를 위해 인간 생체 정보와 유전자 정보를 전담하는 ‘생체·유전자 감별 정보사’, 보통 사람보다 월등한 신체적·정신적 능력을 보유할 수 있도록 돕는 ‘인조생명 설계자’ 등이 그것이다.

인조생명의 설계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기의 유전자 조작·변형을 통해 남다른 능력의 아기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인공장기, 생명 복제, 유전자 조작·변형 등은 심각한 과학적 윤리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 때문에 발생하는 사회적 분쟁과 윤리 문제를 전담하는 ‘과학기술 윤리사’ 등과 같은 직업이 필요하게 될지 모른다. 그것 말고도 10년 후 부상할 수 있는 직업은 많다.

▶유전자 해커:개인의 바이오·유전자 정보를 외부 해킹이나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한다
▶장수 상담사:개인별 지놈 지도 판독을 통해 생명을 더욱 연장할 수 있도록 조언과 처방을 제공한다
▶개인 건강관리사:개인의 흡연·음주·비만 등을 개별적이고 전문적으로 관리한다
▶양자컴퓨터 전문가:양자컴퓨터 프로그래머, 양자컴퓨터 관리·유지 보수, 양자 네트워크 등을 분석한다
▶로봇 설계사 및 훈련사:맞춤형 로봇을 설계·제조하며 기업과 가정 등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로봇을 조련한다
▶비군사적 안보전문가:국제 범죄와 테러 등에 대한 대비와 전략을 수립한다
▶지능형 의류 디자이너:온도·조명 상태에 따라 신체에 적합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지능형 의류를 설계한다

회계사·국회의원·신문기자는 위기
시대적·기술적 환경 변화가 새로운 직업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면 이런 변화로 인해 10년 후 사라질 직업들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1960∼70년대만 해도 타이피스트와 전화교환원이란 직업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IT 발전으로 인해 이런 직업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우편 집배원, 전통적인 인쇄업이 쇠퇴해 가는 것도 마찬가지다. 직업 전문가들에 따르면 10년 후에는 회계사, 수퍼마켓 캐셔, 콜센터 직원, 은행 창구 직원, 파출부 등도 비슷한 운명을 맞을 것으로 본다. 자동화 소프트웨어나 로봇 등이 이런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 사라질 수 있는 직업으로 국회의원과 신문기자를 꼽는 전문가들도 있다. 전자정부 등 전자 시스템의 발전으로 시민들이 직접 의제를 설정하고 정책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대의정치도, 국회의원도 필요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모바일 기기, 1인 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의 급신장으로 언론매체 역시 존재감이 약해지고 있다. 그럴 경우 일반 매체에서 일하는 기자들의 설 자리도 좁아질 전망이다.



서용석 한국행정연구원 미래전략팀에서 미래의 행정·정책을 연구하고 있다. 일본 히토쓰바시대 법학과를 거쳐 미국 하와이대 정치학과의 미래학자 제임스 앨런 데이터 교수 밑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저서로는 『글로벌 선진강국을 위한 미래국가전략』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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