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허남진 칼럼] 안철수 돌풍의 끝은







허남진
정치분야 대기자




‘안철수 돌풍’이 어디까지 이어질까. 서울시장 출마설이 나오자마자 여론조사 압도적 1위를 거머쥐며 정치판 최대 변수로 떠오른 안철수 교수. 그는 어제 “존중하는 동료” 박원순 변호사에게 후보 자리를 양보하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그가 정치를 포기하고 학교로 돌아가 그의 전공과 전문 영역에 안주하리라고 생각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더 큰 무대를 준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도처에서 나온다.



 그는 이번 출마소동을 통해 여론의 광범위한 지지를 확인했다. 개인적으론 상당한 소득을 올린 셈이다. 그는 막판에 깨끗하게 양보하는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안 교수 개인의 뜻은 알 수 없으되 이미 그의 주변에선 대권 이야기를 서슴없이 주고받고 있다. 내년 대선 판도가 출렁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안 교수 주변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그에게 서울시장이 아닌, 대권에 나가야 한다고 군불을 때고 부추겨왔다고 한다. 안 교수와 가까운 한 인사는 “박 변호사에게 양보하기까지 일련의 과정은 그런 측면에서 매우 잘 짜인 시나리오요, 결과물”이라고 자평했다. 시장 후보 물망에 올라 폭발적 지지도를 확인했고, 양보함으로써 권력욕과는 거리가 멀다는 이미지를 구축했으며, 자연스럽게 대권 후보자군에 이름을 올리는 1석3조의 소득을 얻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차기 정권에서의 ‘안철수 대망론’까지 엮어내 입소문 전파를 시도하기도 한다. 그 요지는 이렇다. -다음 정권은 야권이 집권하게 돼 있다. 현 정권의 실정이 보수정권에 대한 극심한 실망감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미 사회적 분위기도 그렇다. 야권이 집권하면 복지 수요가 엄청날 수밖에 없다. 그러면 나라가 거덜난다. 나라가 망하지 않으려면 복지 욕구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거명되고 있는 야권 인사 누가 대통령이 돼도 재정을 챙기는 쪽으로 갈 수가 없게 돼 있다. 그러면 배신자로 낙인 찍혀 큰 반발에 부딪힌다. 여기서 그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야권의 지지를 받으면서도 국민 전체로부터 신뢰를 받는 인물이어야 한다. 안철수야말로 그 적임자다-.



 안 교수가 주변의 바람대로 그런 정치 스케줄에 따라줄지는 미지수다. 그는 출마 포기 선언을 하며 “제 삶을 믿어주시고 성원해준 분의 기대를 잊지 않고 제가 아닌 사회를 먼저 생각하는 정직하고 성실한 삶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우리 미래 세대들을 진심으로 격려하고 위로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해석하기에 따라선 의미심장하게 들리기도 한다.



 물론 안 교수가 실제 대권가도에 나선다 하더라도 그 결과를 점치기는 쉽지 않다. 이번에 나타난 지지율을 계속 유지시킬 수 있을지부터 확신하기 힘들다. 그의 이번 양보를 놓고 ‘생쇼’ ‘허무개그’라며 비판하는 여론도 만만찮다. 또 실질적 경쟁 구도로 들어가면 온갖 진흙탕 싸움을 벌여야 하는데 정치판 초년병인 그가 그 험난한 과정을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하지만 어쨌든 안 교수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정치인’이 됐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그는 집권세력을 정면으로 비판했고, “집권세력의 확장을 막기 위해” 후보 단일화 협의를 주도했으며, 그 결과 불출마를 결심한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이야말로 구체적인 정치 행위에 해당된다. 현실 정치인과 진배없다. 바로 그 점에서 그는 자신의 정치 진출을 안타까워한 많은 이의 우려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여론이 그에게 걸었던 기대대로 참신한 정치를 하여 정치에 새바람을 불어넣는 데 성공한다면 그러한 우려도 날려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스스로도 “저에게 보여주신 기대 역시 우리 사회 리더십에 대한 변화의 열망이 저를 통해 표현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걸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가 정치인 안철수에게 주어진 첫 번째 과제다.



 명문 집안에서 자라나 서울대 의대 수석 졸업, 미국의 명문 펜실베이니아대와 와튼스쿨에서 석사, 벤체 제1세대로 거의 유일하게 성공한 사업가. 초일류, 초엘리트로 살아온 안철수다. 그가 과연 서민의 눈물을 얼마만큼 닦아줄 수 있을까. 또 다른 과제다.



 그는 앞으로도 대학원장 직에 계속 앉아 현실정치를 넘나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건 학생과 학교 측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본다. 그동안의 소란만으로도 그는 학교 측에 숱한 당혹감을 안겨줬다. 이쯤에서 접는 게 순리라고 생각된다. 길을 너무 멀리 벗어났기 때문이다.



허남진 정치분야 대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