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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애정촌









SBS 리얼리티 프로그램 ‘짝’이 화제다. 결혼을 목표로 하는 남녀 10여 명(일반적으로 남녀 7:5)이 외딴집에서 6박7일간 합숙하며 각자 짝을 맺는 과정을 보여준다. 외딴집 명칭은 ‘애정촌’. 참가자들은 여자 1호, 남자 2호 등 번호로 불리고 나이·학력·직업 등 최소한의 정보만 교류한다. 게임을 통해 체력·능력 등을 검증받고 원하는 상대를 선택한다. 평일 밤 11시 방영에도 시청률 10%를 넘나들 정도로 인기다.



 여느 짝짓기 프로그램처럼 ‘짝’의 인기는 시청자의 관음·감정이입 심리를 극대화하는 데서 나온다. 카메라는 해운업체 사주의 외동딸이 출연했을 때 술렁이는 참가자들을 비췄다. ‘취집(취업+시집)’ ‘혼테크(결혼+재테크)’ 등이 대변하듯 21세기 결혼에서 낭만적 사랑은 부가 요소일 뿐이다. 게다가 애정촌은 한국 결혼시장을 의도적으로 비튼다. 2010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여성 27∼33세 미혼자는 132만 명이며 이들의 결혼 상대로 분류되는 30∼36세 남성 미혼자는 117만 명으로 더 적다. 그럼에도 애정촌에는 ‘스펙’ 좋은 남자가 더 많고 적극적이다. “남성이 공세하는 구조라야 프로그램이 역동적이고 재미있기 때문”(남규홍 PD)이라는 계산에서 나온 것이다.



 경쟁 본능이 지배하는 애정촌 풍경은 흔히 다큐멘터리 ‘동물의 왕국’에 비유된다. 실제론 동물원 CCTV에 가깝다. 애정촌은 조건화된 공간이며 참가자들은 그들이 관찰당하고 있음을 안다. 카메라는 특정 상황에서 출연자의 (무)의식적인 표정·손짓·말투를 확대 재생한다. 프랑스 철학자 올리비에 라작이 『텔레비전과 동물원』(마음산책)에서 지적한 대로, 리얼리티 TV가 매력적인 것은 무명인의 ‘평범함과 일상을 스펙터클하게 전시하기 때문’이다. 무명 출연자가 각광받는 모습을 통해 무명 시청자가 대리만족한다.



 문제는 TV에서 편집된 리얼리티가 현실을 모두 반영할 수 없다는 점이다. 최근엔 한 여성 출연자의 과거가 도마에 올랐다. 방송에서 ‘천사표’로 묘사된 그녀의 부적절한 사생활이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알려진 것이다. 제작진은 “참가자의 모든 과거를 알 수 없고 그것으로 출연을 제한할 수 없다”며 봉합에 나섰다. 하기야 실제 결혼시장에서도 허위·과장·과거세탁이 심심찮게 문제되는 게 ‘현실’ 아닌가. 스펙 사회에서 본능적 연애를 강조하는, 애정촌의 역설이다.



강혜란 문화스포츠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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