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BOOK] 떠난 지 벌써 한해 그리운 이름 이윤기









봄날은 간다

이윤기 등 지음, 섬앤섬

276쪽, 1만2000원




소설가이자 번역자, 대중적 신화학자로 이름 높았던 이윤기. 27일은 그의 1주기 기일(忌日)이 되는 날이다.



우렁우렁한 목소리로 감칠맛 나게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내던 그가 세상을 떠난 지 어느새 1년이다.



그의 문장만이 아니라 인간적 풍모에 감동받았던 이들은 그를 쉽게 잊지 못한다. 그래서 만든 추모 문집이다. 공선옥·김별아·김인숙·윤대녕·전경린·하성란 등 후배 문인들이 기꺼이 새 단편소설과 추모 글을 내놓았고, 조영남·정병규·조우석 등 지인과 딸 이다희씨의 글, 이윤기 본인의 대표 단편 2편 등을 묶었다.



 공선옥의 단편 ‘순수한 사람’은 언뜻 이윤기와는 상관 없는 얘기 같다. 늘 누구에게나 밑지는 삶을 살면서도 모진 마음 먹지 못하는, 그러나 누구보다도 심지가 굳은 이혼녀 오명희가 자기중심적인 도시인과 마주친 에피소드를 그렸다. 직접 언급은 없지만 순수한 사람은 바로 이윤기라는 뜻이 담겨 있는 것 같다.



 김인숙의 단편 ‘도마뱀의 밤’은 실제와 소설의 경계에 걸쳐져 있다. 소설을 쓰기 위해 열대의 나라로 떠난 길에 부음 소식을 들은 충격과 슬픔을 소설의 등장인물이 현실 속 김인숙의 일상에 등장하는 설정을 통해 입체적으로 다룬다. 전경린의 요염한 소설 ‘어디에 있니’와 하성란의 익살 넘치는 소설 ‘수영장’은 시치미 뚝 떼고 이윤기의 영전에 바친 잘 생긴 작품이다.



 윤대녕의 ‘군위로 가는 버스’, 김별아의 ‘당신은 자유!’는 소설이 아닌 직접적인 추모글이다.



특히 김별아가 묘사한 이윤기의 모습은 더도 덜도 없는 생전 이윤기 그대로다. 언젠가 이윤기가 노래방에서 조선시대 선비의 학춤 같다가도 탈춤의 말뚝이 몸짓 같은 분방하고 끈적끈적한 춤사위를 선보였단다. 김씨는 그 모습에서 이윤기가 번역한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의 마초 주인공, 조르바를 봤다고 털어 놓는다.



 이다희의 ‘브람스의 자장가’는 딸이 아버지에게 바치는 글이다. 눈물 없이 읽기 힘들다. 이윤기 자신의 일기 한 토막 같은 글 ‘봄날은 간다’에는 경기도 양평에 수천 그루 숲을 조성하게 된 사연이 상세하게 나와 있다.



신준봉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