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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공부 독종’ 말하던 그가 ‘품위’꺼내든 이유는









품격

이시형 지음, 중앙북스

264쪽, 1만3800원




품격, 사전적 의미는 ‘사람 된 바탕과 타고난 성품’ 또는 ‘사물 따위에서 느껴지는 품위’다. 말하자면 사람이나 사물의 외형, 가격에 무관하게 내재된 가치를 뜻하는 말이다.



 전공인 정신의학을 바탕으로 우리들에게 ‘공부하는 독종’을 주문했던 ‘국민의사’ 이시형이 이번엔 바로 그 품격을 화두로 삼았다. 이른바 한강의 기적을 이뤄내며 경제적으로 선진국 반열에 들어선 만큼 그에 걸맞은 국가적·국민적 품위를 갖추자는, 일종의 국민개조론이다. 이를 위해 우리가 버려야 할 것, 갖춰야 할 것을 두루 짚어낸 것이 이 책이다. 글은 쉽지만 ‘편도체(扁桃體·정서나 학습 등에 관여하는 대뇌핵의 하나) 과열’ ‘엔도르핀 중독’ ‘새것 강박증’ 등 뇌과학·정신의학의 전문성이 뒷받침된데다 저자의 진정성이 느껴져 허투루 읽을 책이 아니다.









이시형 박사













 지은이는 먼저 우리가 이뤄낸 경제발전의 성과를 인정하자며 1인당 국민소득 등 눈부신 경제관련 수치를 제시한다. 그러면서 이제는 본격적으로 품격을 논의할 때라고 지적한다. 경제발전이 곧 행복이 아닌 만큼 ‘잘 살아보세’의 의미도 달라져야 한다는 근거에서다.



 그가 말하는 품격은 언뜻 상당히 이상적이다. 정직·용서·책임·배려 등 도덕성을 갖춰야 하고, 절제의 슬기도 필요함 정의감과 겸손함, 끊임없는 배우려는 정신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겁낼 것 없다. 누구나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라며 문화인류학자 이희수 교수의 말을 빌어 ‘각자 제 선 자리에서 자기 색깔을 은은하게 드러내는 것’이 바로 품격이라 정리하니 말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한 차원 높은 품격을 위한 7가지 덕목’이라는 그의 제안. 지은이는 바른 인성, 높은 도덕성을 위한 으뜸 덕목으로 감정을 누르고 이성으로 행동하는 ‘절제’를 꼽았다. 과격한 시위며 노상시비 등 우리는 공격 자극점이 너무 낮다는 이유에서다. 생명의 위기를 맞으면 비상체제를 발동하는 두뇌의 편도체가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폭발하는 수준이라며 이를 ‘편도체 과열’이라 진단한다. 건강도, 섬세한 감정의 절제가 필요한 ‘기분산업’인 서비스도 모두 절제가 필요하다고 지은이는 목청을 높인다.



 돈 버는 과정도 투명해야 하지만 번 돈을 옳게 잘 쓰고 베풀어 부자가 존경 받는 ‘품격 자본주의’로 진입할 수 있다며 함께 즐거워 할 수 있는 ‘배려’도 그가 꼽는 품격의 덕목이다. ‘버려야 할 7가지 불안’으로는 뒤처지면 안 된다고 해서 “더 더 더”를 외치는 만성경쟁 강박증을 ‘완전연소 증후군’이라 꼬집으며 눈에 보이는 외형적·물적 충족만 추구할 게 아니라 이제 마음을, 내 속을 채워야 한다고 제안한다.



 지은이는 책 말미에 성장과 생존경쟁에 매몰돼 치열하게만 살아온 한국인상을 ‘김 사장족’이라 상정하고 ‘한 박자만 늦추면 또 다른 세상이 보인다’ ‘애정과 감사로 사물을 대하라’ ‘인생에 양념을 쳐라’ 등 15가지 처방을 제시한다. 그러면서 묻는다. 당신은 진짜 ‘잘’ 살고 있는가라고.



 “돈은 맥주와 같아서 목마를 때 처음 한두 잔은 그렇게 시원하고 맛이 좋을 수 없다. 하지만 점점 더 마실수록 처음의 그 맛이 아니다. 나중엔 사고를 칠 수도 있고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며 사고의 전환을 주창하는 지은이의 말에 귀 기울여 보면 어떨까.



김성희 (북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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