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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호 기자의 레저 터치] 남이섬 가꾼 ‘피터팬’ 강우현은 또 무엇을 꿈꿀까

손민호 기자
지난 9일 오후. 강우현 남이섬 사장이 전화를 걸어와 사의를 밝혔다. 평소에도 불쑥 전화를 걸어서는 “오늘 저녁에 한잔할까?” 하던 양반이지만, 아무렇지도 않다는 목소리로 “이달 말에 그만둔다”고 기습 통보할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다.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사소한 기미조차 없었다. 강 사장이 사의를 표시하기 열흘쯤 전 남이섬 직원들과 점심을 먹을 때도 강 사장의 거취와 관련한 이상한 낌새는 보이지 않았다.



 11일 오후. 서울 인사동 남이섬 사무실에 찾아가 강우현 사장을 만났다. 강 사장은 예의 그대로 무척 바쁜 모습이었다. 그는 되레 “기사까지 썼으면서 왜 찾아왔어?”라고 되물었다. 남이섬 직원들에게 물어보니 그는 8일 별안간 사의를 밝혔고, 9일 언론에 공개했다. 사의 소식을 듣고 남이섬 직원 태반은 충격에 빠졌고, 몇몇은 눈물까지 흘렸단다.



 상황을 종합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강우현 남이섬 대표이사는 대표이사직을 사임한다. 대신 이사는 유지한다. 강 사장이 남이섬과 연을 끊는 건 아니란 얘기다. 그래도 파장은 크다.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는 순간 강 사장은 결재라인에서 빠진다. 무엇보다 오늘의 남이섬은 강 사장이 꼬박 십 년 동안 나무 한 그루 돌멩이 하나까지 일일이 신경 쓰며 일군 ‘강우현의 네버랜드’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남이섬에서 강우현의 색깔이 빠지는 건 시간 문제란 얘기다.



 그와 얘기를 나누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있다. 사의를 밝힐 때만 해도 그는 제2의 남이섬 프로젝트라는 ‘리모밸리’ 구상을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하나 막상 확정된 건 아무것도 없었다. 제2의 남이섬 프로젝트를 처음 들었던 3년 전보다 몇몇 장소를 더 물색했던 일 말고는 진척된 게 없었다.



 그럼, 피터팬은 어디로 날아가고 싶은 걸까. 강우현의 꿍꿍이를 혼자 궁금해 하던 참에 지난주 e-메일 한 통을 받았다. ‘상상감독 강선생의 경기도자비엔날레 이야기’라는 e-메일 보도자료였다. 한국도자재단이라는 공공기관이 보낸 보도자료치고는 특이했다. 아니 강우현다웠다. 강선생이 묻고 답하는 형식을 빌려 그는 한국도자재단 이사장으로 보낸 지난 2년과 다음 달 23일 개막하는 경기도자비엔날레 소식을 전했다.



 e-메일에 따르면 시방 한국도자재단은 십 년 전 남이섬처럼 ‘쑥대밭’ 또는 ‘초토화’ 분위기다. 재단 직원 사무실을 저장고형 전시관으로 바꾸고, 직원들은 이천시도자판매관 2층에 세를 얻어 들어가게 했다. 올해 재단 예산을 4분의 1 정도로 줄였고, 도자비엔날레는 아예 개막식을 없애기로 했다. 이른바 강우현식 개혁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그렇다고 강우현이 현재 도자재단 일에 빠져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아직도 사흘은 남이섬에 들어가고 하루는 인사동으로 출근한다. 경기도 이천 한국도자재단 사무실에 나오는 건 월요일 하루뿐이다. 앞으로 그의 행보가 궁금할 따름이다.  



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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