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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악어 그래프’ 경고를 잊었는가







손해용
경제부문 기자




기획재정부 예산실(豫算室)의 한 간부는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개표가 무산된 24일 밤잠을 설쳤다고 털어놓았다. 앞으로 정치권에서 복지 ‘포퓰리즘’ 광풍(狂風)이 불 것이고, 이에 따라 예산실에 예산 증액 요구가 줄을 이을 것이란 걱정 때문이었다. 예산실은 300조원이 넘는 나라살림 계획을 짜는 곳이다.



 그는 “정치권의 요구를 다 들어줬다간 나라 곳간이 거덜날 것”이라며 “이런 공감대(共感帶) 때문인지 지지 정당과 무관하게 예산실 직원의 투표 참여율은 매우 높았다”고 전했다. 앞으로 야당의 이른바 ‘3+1 무상 시리즈(무상 급식·의료·보육, 반값 등록금)’ 추진은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나라당도 자체적인 반값 등록금, 무상보육 추진안을 내놓으며 야당을 뒤따르고 있다. 차기 대권후보들까지 ‘복지’를 화두로 설정했다.



 문제는 돈이다. 재정부에 따르면 대학등록금 인하 등 정치권이 내세운 복지정책을 합칠 경우 들어가는 예산만 50조원에 이른다. 올해 예산의 6분의 1이나 되는 규모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씀씀이를 크게 늘린 정부로선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다. 복지예산은 늘리고 나면 다시 줄이기 어렵다는 점에서 재정에 더 큰 부담을 지운다.



 주변을 둘러보자. 공교롭게도 투표가 치러진 날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Aa2’에서 ‘Aa3’로 낮췄다. 일본의 재정적자가 확대되고, 나라 빚이 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일본은 튼실한 재정(財政)을 자랑했다. 그 일본이 빚더미에 앉게 된 건 순전히 과도한 재정지출 탓이다. 90년대 초부터 거품이 꺼지자 당시 자민당 정권은 빚을 늘리며 경기를 떠받쳤다. 선심성 복지정책도 남발했다. 그리고 이는 20년 뒤 신용등급 강등이란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불행히도 우리 정부의 빚 역시 빠르게 불고 있다. 우리나라 국가채무(國家債務)는 400조원 정도지만 2020년이면 1000조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겨냥해 정치권의 ‘포퓰리즘’ 복지 공약이 난무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복지의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재정이 부실해서는 부작용이 크다.



손해용 경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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