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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 ‘벽에 붙은 그림이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박이소 다시 보기





유작 드로잉 230여 점 전시회



고(故) 박이소씨의 ‘오늘’을 위한 설치 계획 드로잉(2000)은 그 해 일본 요코하마 트리엔날레에서 실제 설치작품으로 구현됐다.



“나는 그림 그릴 때마다 이 그림이 딴 사람들 맘에 들었으면 하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요즘 세상에 가만히 벽에 붙은 그림이 뭘 할 수 있을가 하며 자꾸 한심해 한다.”



 1986년, 개념미술가 박이소(1957∼2004·본명 박철호)는 2m 가까운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으로 겸재(謙齋) 정선의 ‘총석정도(叢石亭圖)’를 닮은 그림을 그리곤 밑에 이렇게 적었다. 미국 뉴욕에서 ‘박모’라는 무명 아닌 무명으로 활동하던 시절이었다.



 그는 2000년 일본 요코하마 트리엔날레에선 전시장 벽을 넘어뜨리고 그 위에 비디오 카메라로 하늘 이미지를 찍어 투사했다. 3년에 한 번 열리는 대규모 국제 미술행사에 온 관객들은 소화불량이 될 지경으로 종일 많은 작품을 보고 다니게 마련이다. 박씨는 ‘어깨에 힘 좀 빼고 저 맑은 하늘이나 보시라’는 듯 ‘오늘’이라는 제목의 이 설치 작품을 내놓았다. 미국에서 돌아와 SADI(삼성 아트&디자인 인스티튜트) 교수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로 있을 때의 일이다.



 고(故) 박이소의 드로잉 230여 점을 모은 ‘박이소-개념의 여정’전이 서울 화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설치작품을 위한 설계도 격인 밑그림, 간략한 선으로 그의 예술철학을 드러낸 작품들,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민을 남긴 메모 등이 나왔다. 47세에 심장마비로 갑자기 한국 미술계를 떠난 그는 수백 점의 드로잉 속에서 불멸(不滅)로 남아 있다. 생전 그의 고민이 지금의 우리에게도 유효하기 때문이다.



 전시는 김선정·김장언씨가 공동기획했다. 독립 큐레이터 김선정씨는 “박이소는 17년 전 젊은 큐레이터였던 제게 미술관의 역할, 한국 미술의 세계화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스승”이라고, 미술평론가 김장언씨는 “그는 한국 미술에서 ‘개념적 태도’의 저변을 만들고자 애썼던 작가”라고 말했다. 아트선재센터는 2014년 박씨의 회고전을 열 예정이다. 10월 23일까지. 성인 3000원. 02-733-8945.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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