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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수수료 5%p 이상 내려라”





공정위, 빅3 사장들 불러 수치까지 제시 … 전례없는 ‘공생’ 압박















월요일인 지난 22일 오전 7시30분 서울 반포동 팔래스호텔. 정재찬 공정거래위 부위원장과 이철우 롯데쇼핑 대표, 하병호 현대백화점 대표, 박건현 신세계백화점 대표가 마주 앉았다. 정 부위원장이 백화점 3사 대표들을 아침 식사에 초청한 자리였다. 식탁엔 아무런 자료도 없었다. 대신 정 부위원장은 구두로 판매수수료 인하 얘기를 꺼냈다. 백화점들이 입점업체들한테서 받는 수수료가 너무 높으니 ‘공생 발전’ 차원에서 수수료를 낮춰주길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이날 공정위는 연매출 30억원 이하 업체들의 경우 판매 수수료를 5%포인트 이상 내리는 것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3사 대표들은 즉답을 내놓지 못하고 돌아갔다.



 공정위는 앞서 18일 대형마트 3개사 부사장들과 GS·CJO·현대·롯데·농수산 등 5개 TV홈쇼핑 업체 대표들을 과천 공정위 청사로 불렀다. 역시 ‘수수료’ 이슈였다. 마트업계 참석자들에겐 연매출 30억원 이하의 납품업체들이 내는 판매장려금을 내려주라는 요청이 전달됐다.



대형마트들은 납품업체로부터 판매 촉진 인센티브 명목으로 상품매입액의 일정 비율을 판매장려금으로 받고 있는데, 공정위는 이를 일종의 수수료로 보고 있다. 4% 이하의 판매장려금을 내는 업체의 경우 판매장려금을 면제해주고, 4% 이상을 내는 업체는 4%포인트를 일률적으로 인하하는 안이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당초 23일까지 수수료 인하 계획을 제출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25일 현재 업계는 모두 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



 공정위가 유통업계 대표들에게 직접 수수료를 얼마만큼 내리라고 권고하는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다. 공정위는 백화점 3개사와 홈쇼핑 5개사가 입점업체와 납품업체로부터 평균 30% 안팎의 수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6월에 발표한 바 있다.



또 대형마트의 경우 납품업체로부터 받는 판매장려금이 제품군별로 상품매입액의 약 3~10%인 것으로 공개됐다. 유통업계에서 판매 수수료는 유통회사와 납품회사의 이익 규모를 결정짓는 ‘제로섬(zero-sum) 게임’의 핵심이다. 수수료를 낮추면 중소기업의 부담이 덜어지지만 유통사들은 영업이익이 줄어든다. 현재 유통업계의 영업이익률은 6~7%다.



 공정위는 이번 수수료 인하 조치를 통해 중소기업들이 1000억원대의 수수료 절감 혜택을 볼 수 있도록 구상 중이다. 이 같은 조치는 31일로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과 30대 그룹 총수들 간 간담회를 전후해 ‘공생 발전’의 사례로 발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유통사들은 공정위가 수수료 인하폭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압박하는 것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세부 방안을 놓고 공정위와 조율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이렇게 세게 밀어붙인 적은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없었다. 하지만 현재의 분위기에서는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상렬 기자



◆판매장려금=납품업체가 자사 제품을 더 많이 팔아달라고 대형마트에 지불하는 돈을 말한다. 예컨대 판매장려금을 더 내고 매출이 좋은 장소에 자사 제품을 진열시키는 식이다. 따라서 판매장려금은 업체별로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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