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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의 새벽’ … 허 찌른 시민군, 바다서도 진격




21일(현지시간)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25㎞ 떨어진 마야 마을에서 리비아 시민군의 탱크가 카다피군이 흙으로 만든 바리케이드를 무너뜨리며 진격하고 있다. [마야 로이터=뉴시스]


리비아 시민군의 트리폴리 진격(작전명 ‘인어의 새벽’)은 거침없었다. 지상 공격에도 쓸 수 있는 대공화기를 탑재한 픽업 트럭에 올라탄 시민군들은 21일(현지시간) 새벽 자동소총으로 무장하고 카다피의 ‘철옹성’인 트리폴리로 치고 들어갔다. 카다피군의 저항은 미미했다. 트리폴리 외곽에서 카다피를 호위하는 최정예 부대인 카미스 여단이 지리멸렬 와해됐기 때문이다. 무아마르 카다피 최고 지도자는 이날 트리폴리 시민들에게 “반역자들과 싸우라”고 촉구했지만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했다.

 시민군이 트리폴리 도심의 녹색광장에 진입한 순간 전세는 시민군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녹색광장은 카다피가 수차례 대중연설을 하는 등 카다피 42년 권력의 상징적인 곳이다. 시민들도 이날부터 시민군 측 삼색 깃발을 흔들며 시민군의 트리폴리 입성을 환영했다. 녹색광장은 시민군이 흔드는 옛 리비아 국기와 승리의 함성, 시민군을 반기는 시민들의 환호로 뒤덮였다. 일부 시민은 카다피 사진과 리비아 국기를 불태우기도 했다. 곱슬머리인 카다피의 별명을 부르며 “다 끝났다. 곱슬머리(frizz-head)야”라고 조롱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시민군의 트리폴리 진공 작전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의 긴밀한 조율하에 진행된 육·해·공 입체작전이었다. 우선 나토 공군기들은 20일 카다피군의 트리폴리 진지들을 맹폭해 전력의 대부분을 궤멸시켰다. 이를 신호로 지난주 자위야 등 트리폴리 서쪽의 요충지들을 잇따라 점령해온 시민군들은 사실상 고립된 트리폴리를 향해 진격해 들어갔다. 21일 새벽 시민군은 트리폴리에서 동쪽으로 약 200㎞ 떨어진 해안도시 미스라타에서 트리폴리 항만으로 상륙하며 협공을 개시했다.






지중해 해상을 통한 시민군의 상륙작전은 카다피군의 허를 찔러 카다피군의 트리폴리 방어의지를 무력화시켰다. 입체작전이 진행되는 동안 나토 공군기들은 공습 지원에 나섰다. 트리폴리시 내부의 반정부 세력도 시민군의 트리폴리 진공 작전이 시작되자 곧바로 봉기했다. 압둘라 멜리탄 반군 대변인은 “21일 새벽 미스라타에서 해로를 이용해 트리폴리로 잠입한 뒤 트리폴리 내부의 반정부 세력과 합세, 카다피군과 교전을 벌였다”고 밝혔다.

 사면초가에 빠진 카다피군은 시민군의 입체적인 공세에 허둥지둥하며 패퇴하기 급급했다. 트리폴리의 대부분을 장악한 시민군은 카다피가 숨어있는 곳으로 추정되는 알아지지야 요새를 향해 총공세를 벌이고 있다. AFP통신은 알아지지야 요새 주변에서 중화기와 자동소총 발사음 등 치열한 교전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정현목·이승호 기자

◆인어(Mermaid)작전=리비아 시민군이 21일 전격 감행한 트리폴리 진격 작전에 붙인 이름. 인어는 청록색의 바다와 하얀색 건물이 아름다운 풍경을 이룬다는 의미에서 유래된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의 별칭이다. 시민군은 트리폴리를 점령하는 의미에서 이번 작전의 이름을 인어로 명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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