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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설(世說)] 역사교육도 문화마케팅이다




변성섭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오는 29일은 경술국치일이다. 하지만 달력·수첩 어느 곳에도 특별한 날로 표시되어 있지 않다. 역사를 선택과목으로 가르치고 있으니 더더욱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일부 학생들은 일본의 만행이 속속 드러난 731부대를 ‘독립군’으로 알고 있다. 3·1운동을 ‘삼쩜일운동’이라고 읽기도 한다. 언제부터인가 역사는 드라마에서나 배우는 과목으로 전락해버렸다. 중국은 동북공정을 통해 고구려 유산을 중국풍의 유물로 개창하고 우리의 정서가 담긴 아리랑을 자기문화라고 우겨댄다. 일본은 8월 광복절 잔칫날 연례행사처럼 독도 망언을 내뱉고, 우방인 미국은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동북아시아가 하나의 울타리가 되어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이다. 이웃 강대국에 밀리지 않으려면 가장 먼저 우리의 정체성을 되찾아야 한다. 그 과정에 필요한 것은 건강한 역사의식과 올바른 역사교육이다. 때늦은 감은 있지만 내년 고교 입학생부터는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배우게 되고, 고위 공무원 시험 등 각종 시험에 한국사 반영이 확대된다니 다행스럽다.

 하지만 유념할 대목이 있다. 우선 교과 내용의 암기형 교육에서 탈피해야 한다. 이해 없는 암기는 공염불에 불과하다. 초등학생에게는 쉽고 재미 있는 일화나 영웅 등의 이야기로 흥미를 유발시키고, 중·고생들에게는 역사기행을 통한 현장체험·참여학습 등을 통해 사고의 폭을 넓히고 자연스럽게 체화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역사교육을 유연한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도 필요하다. 역사는 안 배워도 먹고사는 데 큰 지장이 없다는 사고는 진부한 생각이다. 드라마 ‘선덕여왕’ ‘대조영’을 하나의 상품이라고 할 때, 그 콘텐트는 바로 역사다.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한류의 바람과 함께 우리의 역사를 다양한 문화 마케팅과 연계할 필요가 있다. 춘추시대의 구천이 쓸개를 놔 두고 앉으나 서나 그 쓴맛을 맛보며 치욕을 상기했던 와신상담(臥薪嘗膽)의 고사는 과거에만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생각하기도 싫은 치욕을 과거라고 해서 마냥 외면한다면 미래는 없는 것이다. 21세기 한반도 역사는 시대만 바뀌었을 뿐 계속해서 반복되어 가는 것이다.

변성섭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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