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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강산 관광 이렇게 끝날 순 없다

2008년 7월 박왕자씨 총격 사망 사건으로 일시 중단된 금강산관광이 영구 중단될 위기를 맞고 있다. 북한이 22일 우리 정부와 한국관광공사, 현대아산 등 우리 기업들이 보유한 호텔, 면세점, 온천장, 공연장, 골프장, 발전기 등 5000억원 가까이 투자된 재산에 대한 ‘법적 처분’을 단행한다고 통보했다. ‘법적 처분’은 사실상 재산 몰수(沒收)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1998년 11월 처음 관광이 시작된 이래 195만 명이 방문해 남북 교류의 대표적 상징이 된 금강산 관광사업이 끝나는 상황이 임박했다. 안타까운 일이다.

 북한은 지난 3년여 동안 박왕자씨 사망 사건에 대한 충분한 해명과 재발 방지 조치도 없이 관광을 재개하도록 우리 정부를 압박해 왔다. 특히 지난해 3월부터는 재산조사, 남측 관리인원 단계적 추방, 일부 부동산 몰수 및 동결, 현대아산 관광 독점권 효력 취소,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 제정, 재산정리 통보 등 단계적인 압박 조치를 취해 왔다. 그러나 단계적 조치는 명분 쌓기일 뿐이다. 남측이 투자해 놓은 막대한 시설물들을 일방적으로 빼앗기 위한 절차를 밟은 것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금강산지역을 외국인 부호를 상대로 한 호화관광지로 운영하도록 지시했다는 보도마저 나오는 것으로 볼 때 빼앗은 재산을 활용해 외화벌이를 한다는 계획을 오래전부터 세운 것으로 의심된다.

 북한의 계산은 오산(誤算)이 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 당국이 북한 주민들을 상대로 금강산에서 돈벌이를 하겠다는 계획이라면 모를까 외국인을 상대로 외화벌이를 하는 데는 한계가 분명할 수밖에 없다. 관광객이 군인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지역에 한가하고 느긋한 마음으로 찾아가 마음 놓고 돈을 쓸 사람이 얼마나 될까.

 북한은 이제라도 ‘법적 처분’을 철회하고 관광 재개를 위한 진지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특히 남한 사람들이 마음 놓고 북한을 방문할 수 있도록 정세를 악화시키지 않아야 한다. 이 경우 정부도 북한이 일방적인 조치를 더 이상 하지 않도록 여지를 갖고 협상에 나서는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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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