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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은행 6곳 전세대출 한 달 새 2638억 늘어

서울에 사는 회사원 정모씨는 조만간 은행에 전세자금대출 2000만원을 신청할 계획이다. 다음달 보증금을 2000만원 더 보태 의정부의 1억원짜리 전셋집으로 이사가야 해서다. 직장은 서울이지만 집주인이 8000만원이던 전셋값을 4000만원이나 올려달라고 해서 서울 바깥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의정부의 집주인이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것에 동의해줘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정씨와 같은 ‘전세 난민’이 늘면서 전세자금대출 신청도 빠르게 늘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의 자체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올 들어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을 이사철도 다가오고 있어 대출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6개 주요 은행(국민·우리·신한·하나·기업은행, 농협)의 자체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3조5083억원을 기록했다. 한 달 새 8.13%(2638억원) 급증한 것이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증가율 0.4%의 20배 수준이다. 금융당국이 정한 가계대출 증가율 가이드라인(월 0.6%)과 비교해도 14배에 달한다. 은행별로는 농협의 증가율이 22.2%로 가장 컸다. 이어 신한(11%)·하나은행(7.4%) 순이었다. 전세자금대출 증가세는 이달 들어서도 멈출 줄 모른다. 지난 17일까지 이미 1000억원 넘게 늘어나 3% 가까운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국민은행 박학수 부동산팀장은 “전셋값이 너무 많이 올라 세입자들로서는 대출을 받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 들어 전국 주택의 전셋값은 평균 8% 올랐다. 수원 영통구, 화성시, 용인시 등 일부 수도권 지역은 15%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당장 목돈이 없는 세입자들은 늘어난 보증금을 월세로 돌리거나,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다. 각 은행은 대출자의 신용도와 대출 규모에 따라 연 5~7%의 금리로 전세금의 60~80%를 대출해 주고 있다.

 은행들은 가을 이사철엔 전세자금대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정부가 8·18 전월세 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지만 수도권 전셋값 오름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서다. 당장 이달부터 가계대출 증가율을 월 0.6% 이내로 관리해야 하는 은행들로서는 난감한 노릇이다. 전세자금대출은 실수요자를 위한 대출이니 줄일 수 없고, 이를 무작정 늘리자니 대출 여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자체 자금을 재원으로 한 은행의 전세자금대출은 국민주택기금을 이용한 전세자금대출과 달리 금융감독당국의 가계대출 집계에 포함된다. 한 시중은행 가계대출 담당자는 “전세자금대출 같은 실수요 대출은 관리 대상에서 제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당국은 ‘불요불급한 대출을 가능한 한 억제하라’는 것이지, 목표치를 주고 맞추라는 건 아니다”라며 “전세자금대출과 같은 실수요 대출은 은행들이 꾸준히 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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