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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락장 학습효과? … 증권계좌 사상 최다




최근의 주가 급락을 기회로 여긴 개인투자자들이 증시로 몰리면서 증권활동 계좌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2일 서울 여의도 대신증권 본사 1층 객장에서 투자자들이 시세판을 바라보고 있다. [김상선 기자]


#1. 22일 오후 2시40분 서울 여의도 대신증권 본사 1층 영업장. 20여 개의 소파에 50~70대 개인투자자가 자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이들은 주가 등락을 표시하는 전광판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아~” “에이!” 오후 3시 코스피가 34.18포인트(1.96%) 하락한 1710.70으로 장을 마감하자 곳곳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단말기만 쳐다보고 있던 70대 박모씨는 머리를 움켜잡았다. “휴~. 개인투자자가 너무 많이 손해 봤어요. 이러다 코스피 1700선이 무너지면 깡통계좌가 속출하는 거 아닌지….” 그의 수첩에는 30여 개의 종목수가 빼곡히 적혀 있다. 이를 지켜보던 대신증권 영업점 직원 고웅희씨는 “요즘 고객의 한숨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투자 관심이 많아졌는지 객장을 찾는 고객은 한 달 전보다 30%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2. 같은 날 오후 서울 을지로2가 동양종금증권 골드센터영업부. 배지용 프라이빗뱅커(PB)는 신규 계좌 개설 상담에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이 회사 신규계좌(위탁계좌) 개설은 지난달 하루 평균 720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달에는 평균 1100개를 넘어섰다. 특히 주가가 급락을 거듭한 다음 날인 10일에는 2000여 개의 계좌가 신설됐다. 배 PB는 “20~30대뿐만 아니라 60~70대도 신규 계좌를 많이 개설하고 있다”며 “고객이 금융위기 때의 학습 효과 때문인지 곧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보고 선제적 투자에 나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주가 급락으로 큰 손실을 본 개인투자자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그러면서도 증권사 객장에는 신규 투자를 위해 계좌를 개설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9일 기준 증권활동 계좌가 1862만5144개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계좌는 이달 들어서만 13만3144개나 급증했다. 하루에 1만241개씩 늘어난 셈이다. 특히 주가가 많이 떨어졌던 2~9일에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금투협은 같은 사람 명의의 중복 계좌를 빼면 경제활동인구(2448만 명)의 76%가량이 주식 거래에 나선 것으로 추산했다. 경제 활동을 하는 10명 중 8명은 현재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셈이다.

 증권활동 계좌는 예탁자산이 10만원 이상이고 6개월간 한 번 이상 거래한 증권 계좌를 말한다. 이 계좌가 증가했다는 것은 한동안 주식에 손을 놓았던 투자자가 매매를 재개했거나 신규로 투자에 나선 투자자가 늘었다는 것을 뜻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를 환매해 직접투자에 나서는 고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공격적인 성향의 고객은 파생상품 투자를 시작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10년 전 계좌로 주식 투자를 하고 싶은데 살릴 수 없느냐는 문의가 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구희진 대신증권 기획본부장(전무)은 “막연한 반등 기대로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며 “요즘 증시를 보면 기관투자가가 잘 사지 않는데 이는 기관투자가들이 현재 증시가 반등할 힘이 달린다고 본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글=김창규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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