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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마지막 전장

<결승 3국>
○·허영호 8단 ●·구리 9단





제12보(126~140)=백은 옥쇄를 선택했다. 그러나 126에 잇는 허영호 8단의 손끝이 의외로 가볍다. 생과 사도, 우승을 향한 염원도 모두 허공에 던져버리니 마음이 편해진 걸까. 초점은 흑▲로 끊긴 백돌들이 뭔가 수를 낼 수 있느냐. 박정상 9단과 김지석 7단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허영호 8단과 친해 서울에서 동행한 두 기사는 인터넷 해설판에 “괴롭습니다.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라고 적고 있다.

 126이 오면 흑도 127이든 뭐든 대마에 가일수를 해야 한다. 자칫 ‘참고도1’처럼 손을 뺏다가는 백2를 당해 왼쪽 대마가 위험해진다. 그 다음 128로 막자 일견 흑도 응수가 쉽지 않다. 하나 129가 좋은 수. 일절 재주를 부리지 않고 이처럼 꽉 이은 것은 수상전을 염두에 둔 것. 갇힌 백이 수가 별로 많지 않다는 것을 간파하고 흑의 수를 최대한 늘리고 있다. 132로 급소를 지키자 빈사 상태의 백돌에도 생명의 빛이 감돈다. 이러다가 혹 수가 나는 것 아닌가. 기대를 품고 김지석 쪽을 본다. 열심히 변화를 그리다가 “패는 날 것 같은데…” 하며 말끝을 흐린다.

 140의 치중도 구경꾼을 들뜨게 한다. ‘참고도2’처럼 봉쇄하면 바로 수다. A의 돌파도 심각한데 혹 무슨 수가 난 것 아닐까. 마지막 전장이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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