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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탉’ ‘완득이’… 충무로, 청소년 문학에서 길을 찾다





‘암탉’200만 관객 넘보고 10월에는 ‘완득이’ 개봉 예정
판권 협상중인 작품도 여럿 … 가족영화 새바람 불까



10월 개봉 예정인 청춘영화 ‘완득이’에서 주인공 완득이(유아인·왼쪽)와 담임교사 동주(김윤석)가 얘기하고 있다. 김려령의 동명소설이 원작이다.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이 지난 주말 전국 관객 150만 명을 넘어섰다. 한국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 기록이다. 200만 명 돌파를 넘보고 있다. ‘암탉’은 올해 110만 부를 돌파한 황선미 작가의 동명 동화(사계절)가 원작이다. 제작자인 명필름 심재명 대표는 “원작동화가 이미 학부모들에게 검증 받아 인지도가 높은 콘텐트였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으로 만들 엄두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 하나. ‘암탉’의 성공 뒤엔 1990년대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한 한국 아동·청소년문학이 있다. 신선한 소재에 목마른 충무로의 ‘선구안’이 빛을 발했다.





‘암탉’ 흥행과 맞물려 한국 아동·청소년문학에 대한 영화계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예전에 볼 수 없던 현상이다. 남녀노소 관객에 고루 호소할 수 있는, 그러면서도 삶의 보편성을 갖춘 콘텐트에 대한 수요 때문이다.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관객 150만 명을 돌파한 ‘마당을 나온 암탉’의 잎싹(오른쪽)과 달수.



 ◆충무로의 새로운 젖줄=10월 개봉하는 ‘완득이’도 김려령의 성장소설이 원작이다. 출간 3년 만에 45만여 부 팔렸다. 집안 형편도 어렵고 성적도 나쁘지만 싸움실력만은 독보적인 열일곱 살 소년 완득이(유아인)와 개성 만점 담임교사 동주(김윤석)의 이야기다. ‘청춘만화’‘연애소설’의 이한 감독이 연출했다.



 『7년의 밤』으로 최근 베스트셀러 작가 대열에 합류한 정유정의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비룡소, 2007)와 김해원의 『열일곱 살의 털』(사계절, 2008)도 영화 판권이 팔렸다. 두 작품은 각각 11만 부와 6만 부가 나가며 호평을 받았다. 또 20만부가 팔린 구병모의 『위저드 베이커리』(창비, 2009)도 판권 협상 중이다.



 2000년대 중반 충무로에 불었던 일본만화·소설 판권 구매 붐이 한국 아동·청소년문학 쪽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부산영화제 전찬일 프로그래머는 “1970년대 ‘고교얄개’ 류의 명랑영화가 붐을 이룬 이후 우리 극장가에서 힘을 쓰지 못했던 청춘영화가 일종의 트렌드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쉽고 잘 읽히고 색다르다=심재명 대표는 이에 대해 “우리 아동·청소년문학의 몰라보게 높아진 수준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중문학과 순수문학의 ‘중간’에 위치한 아동·청소년문학의 특성도 작용했다.



 출판칼럼니스트 한미화씨는 “새로운 감수성과 높은 완성도는 우리 아동·청소년문학의 강점이다. 가령 『위저드 베이커리』의 판타지적 상상력은 오싹할 정도로 뛰어나고, 『완득이』 캐릭터들은 일본소설을 재미나게 읽었던 독자들을 단숨에 끌어당기는 흡인력이 있다”고 평했다. 성인 독자가 읽어도 손색 없는 읽을 거리라는 얘기다.



 주제의식도 간단치 않다. 『열일곱 살의 털』은 두발 자유화와 학생 인권문제를, 『완득이』는 다문화가정과 장애인에 대한 편견, 학교폭력 등을 배경에 담았다.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는 열다섯 소년의 여행기를 빌어 광주항쟁으로 상징되는 80년대의 아픔을 짚는다.



 청소년소설은 영화 주요 소비층인 20대 여성에게도 많이 읽힌다. 출판사들이 성인을 위한 양장본을 별도로 내는 이유다. 가령 『암탉』은 초등 고학년용이지만 성인 독자를 위한 양장본도 많이 팔렸다. 김태희 사계절 아동청소년문학팀장은 “10대 후반과 20대 초반 여성이 많이 찾는다. 성장소설 특유의 밝고 따뜻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출판과 영화의 ‘윈윈’=청소년문학은 스토리텔링이 뛰어나면서도 어렵지 않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미현 민음사 홍보부장은 “한국 순수문학이 실험적이고 미학적 요소를 중시해 대중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면, 청소년 소설은 편하고 재미나게 읽힌다는 점이 성인 독자에게도 어필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의 독서지도 열기도 한몫 했다. 출판가에선 한국 아동문학(90년대)과 청소년문학(2000년대)의 발전은 자녀들에게 수준 있는 책을 적극 구매해준 386세대 부모들이 이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지영 창비 청소년팀장은 “『완득이』 독자서평을 보면 ‘아이한테 사주려고 먼저 읽었는데 정말 재미있더라’는 반응이 많았다”고 전했다. ‘완득이’에 투자한 CJ E&M의 이상무 본부장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관람하고 대화를 나누는 데 적합한 콘텐트라는 점을 높이 샀다”며 “출판과 영화가 동시에 성공하는 일종의 ‘윈윈현상’이 계속될지, 충무로에선 성공사례가 드물었던 가족영화가 꽃을 피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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