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경제 view &] 축산업 ‘FTA 홍역’ 이겨내려면







김인식
㈜체리부로 대표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으면 수출과 국내총생산(GDP)이 늘어난다고 한다. 하지만 어느 곳이든 빛이 있다면 그림자도 있게 마련이다. 지난달 1일 잠정 발효된 유럽연합(EU)과의 FTA도 그렇다. 축산업의 일부 피해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2009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한·EU FTA 발효 후 15년간 농축산 분야에서 2조7000억원의 생산 감소가 일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전체 피해액 가운데 94%가 축산물에 집중돼 있다. 축산업계가 위기에 봉착한 상황인 것이다.



 그래서 농림수산식품부는 ‘한·EU FTA 대책’을 통해 축산업 쪽에 올해부터 10년간 총 10조9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의 8조9000억원에 추가로 2조원을 더한 것이다. 백신 지원을 통한 가축 질병 근절, 축사시설 현대화 사업 등에 투입될 정부 지원금은 농가와 축산업체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정부의 지원과 더불어 또 필요한 게 있다. 농가와 축산업체 간의 상생 경영과 공생 발전이다. 정부뿐 아니라 기업도 협력 농가의 생존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협조와 지원을 다할 의무가 있다는 얘기다.



 상생경영과 공생발전은 말 그대로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한다고 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필자의 사례를 보자. 필자는 닭고기 가공업을 하고 있다.



2003년 말 조류 인플루엔자(AI)로 인해 위기가 닥쳤을 때, 협력 농가의 도움을 통해 위기를 넘긴 사례가 있다. 당시 AI 발생 후 300여만 마리의 닭과 병아리들이 살처분됐고, 닭고기 소비마저 급감해 매출은 30% 이하로 곤두박질쳤다. 이 시기에 가장 큰 힘이 되어 준 것은 협력 농가였다.



 닭고기 가공업계와 관련해서는 ‘농가협의회’란 게 결성돼 있다. 닭고기 업체들이 사육을 맡기는 전국 250여 농가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단체다. AI로 회사가 고통을 겪을 때, 바로 이 농가협의회가 나섰다. 시설사용료, 인건비, 연료비 등 위탁 사육에 드는 비용을 1년 뒤 회사가 정상화된 다음에 받아가겠다고 했다. 그 덕에 회사는 업계에서 가장 빨리 경영 정상화를 이룰 수 있었다. 반대로 2005년부터 국제유가가 치솟기 시작했을 때는 우리 쪽에서 협력 농가에 단열재 설치를 지원했다.



이후에는 각종 설비가 필요한 협력 농가의 수요를 파악해 공동구매를 해 구입 비용을 절감하도록 하고 있으며, 협력 농가의 사육환경 개선작업도 점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런 노력을 통해 회사는 최근 3년간 매년 매출이 300% 이상 늘어나는 성장을 이뤘다.



 필자의 사례에서 보듯 신뢰를 바탕으로 한 상생은 기업과 협력 농가의 동반성장·공생발전과 사업 경쟁력 강화에 필수적인 기반이라 할 수 있다. 아니, 사회 전반으로 확산시킬 만한 가치와 효과가 있는 일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정부와 기업의 상생, 기업과 협력 농가의 상생이 정착된다면 협력 농가의 자생력 확보는 보다 쉽고 빠르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나아가 대한민국 축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기틀이다.



 국내 축산업은 지난해부터 구제역과 AI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 있다. 현재는 한·EU FTA라는 새로운 위기에 직면했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의 다른 이름’이라 믿고 있다. FTA를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위기가 될 수도,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축산업체, 축산업체와 협력 농가의 유기적이고 지속적인 상생경영을 통해 다가올 한·EU FTA를 대비하고 국제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이웃하고 있는 거대한 중국시장과 일본에서도 국내 축산품이 인기 상품이 될 날이 오리라 생각한다.



김인식 ㈜체리부로 대표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