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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래, 나의 별 ⑩ 프랑스 오페라 하우스 입단한 허완군





“미하일 바리시니코프같은 세계적인 무용수가 되고 싶어요. 뛰어난 기술과 순수한 열정으로 관객들에게 영감을 주는 발레리노가 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최초로 프랑스의 오페라 하우스에 입단한 허완(15)군. 쭉 뻗은 곧은 몸과 작은 얼굴은 한눈에 무용수임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다. 실력도 출중하다. 유학 3년차에 접어든 허군은 발레 실력만으로는 동기들 중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허군이 재학 중인 프랑스의 오페라 하우스는 프랑스 문화부가 운영하고 있는 발레 영재 학교다. 기숙사비를 제외한 학비가 전액 무료다. 입학 절차도 까다롭다. 허군은 “저의 발레 공연 모습을 담은 비디오를 먼저 보냈다”며 “비디오로 가능성을 가늠한 다음 면접 여부를 e-메일로 알려줬다”고 말했다. 면접관에게 보여줄 서류에는 기본적인 학력 증명과 함께 척추·골반·치아 등의 X-선 촬영 사진도 포함 돼 있었다. 면접관들은 무용수로 대성할 수 있는 골격을 갖추고 있는 지부터 판별하고 발레 동작 등을 점검했다. 허군은 신체 조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프랑스어 회화가 가능해야 한다’는 것도 입학조건 중 하나였어요. 한국에서 10개월 정도 프랑스어를 공부하긴 했는데, 면접관 앞에서는 거의 한마디도 못했거든요. 신체 조건과 실기 점수가 높았기때문에 뽑아준 것 같아요.”

 발레 학교지만 사회·역사·과학 등 일반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도 빼놓지 않는다. 프랑스는 문화 예술인을 존경하는 사회 분위기라 일반 학교 학생들보다 예술 학교 학생들이 배우는 과목이 더 많을 정도다. 허군은 “몸으로 하는 발레 수업은 많아야 하루 3시간 정도”라며 “발레 소양을 기르기 위해 작곡·연극·마임·인체해부학·무용 역사 등의 수업을 받는데 수준이 높아 따라가기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특히 인체해부학 수업은 의대생들이 배우는 내용과 비슷한 수준이다. “무용수는 몸 구석구석을 쓰는 직업이잖아요. 잘못 움직이면 근육이 파열되거나 뼈가 어긋날 수도 있고, 이런 부상이 심하면 무용을 못하게 되는 경우도 생기죠. 인체해부학을 배워서 과학적으로 몸을 쓸 수 있게 가르쳐주는 거죠.”

 허군이 가장 힘들어 하는 수업은 작곡이다. 한국에서도 국립발레아카데미 등에서 체계적으로 발레를 익혔지만, 작곡처럼 창의력을 발휘해야 하는 과목은 들어본 적이 없어서다. 허군은 “나중에 안무도 직접 짜고 관객과 호흡할 수 있는 나만의 표현력을 갖추려면 작곡 수업을 통해 음악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하는 과정이 꼭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혼자 지내다보면 엄마 품이 그립지 않을까. 허군은 “한국이 그리울 때도 있지만 좋아하는 발레를 마음껏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학교 분위기가 정말 좋아요. 경쟁을 한다는 생각보다는 서로의 문화예술을 존중해주는 분위기가 있어요. 콩쿠르를 할 때도 제가 돋보이는 역할을 하면 질투하는 대신 ‘너 정말 훌륭하다’며 인정하고 사랑해줘요.”

 허군은 “우리나라에도 무용수를 꿈꾸는 남학생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허군이 발레를 시작할 때도 “남자라면 태권도를 배워야지, 무슨 발레냐”는 시각 때문에 고민을 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발레는 역동적이고 아름다움도 추구할 수 있어 정서적으로도 풍성해지는 예술”이라며 “남자들도 어려서부터 발레를 즐기고 경험해 볼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더 훌륭한 무용수들이 많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글=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사진=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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