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week&] 374㎞, 꼬박 19일을 걷다




청소년 오지탐사대원들이 세계 3대 트레일 미국 존 뮤어 탐사에 나섰다. 웅장한 요세미티 밸리를 바라보며 힘찬 첫발을 내디딘 탐사대원들.



미국에 존 뮤어 트레일이라는 길이 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부터 미국 본토 최고봉 휘트니산(4418m)까지 장장 374㎞를 오로지 두 발로만 걸어서 갈 수 있는 길이다. 존 뮤어 트레일은 스페인의 ‘카미노 데 산티아고’, 캐나다의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과 함께 세계 3대 트레일로 꼽힌다.

 올여름 이 트레일을 종주한 한국의 젊은이들이 있다. (사)대한산악연맹이 주최하고 코오롱스포츠가 후원하는 청소년 오지탐사대 대원 열 명이다. 이들은 지난달 19일부터 19일 동안 미국의 탐험가 존 뮤어(John Muir, 1838~1914)가 개척한 트레일을 걸었다. week&도 이들 오지탐사대를 따라 모두 6일 동안 112km를 걸었다.

 지난달 18일 오전. 전날 요세미티 국립공원 캠핑장에서 첫날 밤을 보낸 청소년 오지탐사대는 국립공원 관리사무소로 향했다. 여기서 탐사대원들은 통행증을 받고 몇 가지 주의사항에 대해 교육받았다. 국립공원 레인저가 가장 주의를 당부한 것은 곰이었다. 곰의 습격을 피하려면 꼭 강화플라스틱으로 제작되고 잠금장치가 있는 통(곰통)에 식량을 비롯해 곰의 후각을 자극하는 화장품, 비누 등을 보관해야 한다. 잠잘 때는 곰통을 잠자리에서 30m 이상 떨어뜨려 놓아야 한다. 최근 곰의 공격을 받아 사람이 죽었다는 얘기도 들었다.

 이번 탐사대에는 포터와 현지대원이 없다. 입산객에 제한이 있어서다. 존 뮤어 트레일은 한 해 500∼600명에게만 입장을 허용한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보존하기 위한 미 정부의 강력한 조치다. 탐사대는 인원을 최대한 줄여야 했다. 그래서 포터나 가이드를 둘 수 없었다. 식량과 각종 장비도 모두 각자의 배낭에 넣어 짊어져야 했다. 1차 보급지점까지 6일 동안 먹을 식량을 곰통에 담아 배낭을 꾸렸다. 견과류 봉지를 뜯자 냄새를 맡고 사방에서 청설모가 몰려들었다. 건조식품과 미숫가루, 건강보조식품, 간식거리 등을 높이 30㎝ 지름 20㎝ 곰통에 담았다. 개인물품에 곰통까지 넣은 배낭은 20㎏에 가까웠다.

 19일 아침. 마침내 존 뮤어 트레일 탐사에 나섰다. 길은 역시 녹록지 않았다. 큰 고개 정상 부근에는 지난겨울에 내린 눈이 녹지 않아 길이 중간에 사라져 버렸다. 반나절 햇볕에 노출했다가 손등에 화상을 입었다. 사라진 길을 찾아 눈밭을 헤매다 보니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말이 없어졌다. 마른 침 넘어가는 소리만 여기저기서 들렸다.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다 가도 위대한 대자연의 모습 앞에서 감탄을 하고는 다시 숨을 가다듬고 한 발짝씩 내디뎠다.

글·사진=홍지연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